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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2.07 19:46 수정 : 2005.02.07 19:46


[사진설명]
송병섭 월간 <작은 책> 발행인. 1970년생. 경북대 사학과 졸업
김일구 랜드마크투신운용 운용본부장. 1967년생. 서울대 경제학과 대학원 수료. LG경제연구원, 미래에셋투신운용, 굿모닝신한증권 근무.
서윤영 건축설계사. 1968년생. 외대 수학과 석사. 명지대 건축공학과 석사. 무영종합건축사 근무. 지은책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집>, <집宇집宙>(발간 예정)
심영철 웰시아닷컴 공동대표. 1971년생. 연세대 경영학과 졸업. LG투자증권, 가치네트, 팍스넷 근무. 지은책 <그냥 구질구질하게 살아라>, <부자가 되려면 은행을 떠나라>

2월의 투자전략회의/행복한 돈 모으기 5계명

‘행복한 사람도 재테크를 하고 싶어할까?’ 이런 얄개 같은 의문으로 재테크에 대해선 전혀 모르지만 여러 사람과 더불어 행복하게 삶을 즐기기로 소문난 사람을 투자전략회의에 불러냈다. 그 자리엔 행복하게 재테크를 잘하기로 소문난 재테크 전문가, 행복하게 시장을 즐기는 금융 근로 소득자, ‘종이봉투를 붙이는 심정으로 살겠다’며 직장을 떠난 전업 작가도 끌어왔다. 각자 자신의 분야에선 이름 날리는 고수들이건만 난생 처음 다른 분야 전문가들을 만나자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이런저런 것들을 받아적기 바빴다. 이들의 수첩 속에 남은 ‘행복한 재테크’의 비법은 뭘까?

송병섭 월간 <작은 책> 대표. ‘세상을 바꾸는 따뜻한 이야기’라는 부제를 단 <작은 책>을 통로로 그는 영세 자영업자, 비정규직 노동자, 저임 노동자들과 화이트칼라 등 비교적 안정된 계층의 독자들 사이에 말길을 열고 있다.

우리나라 나이로 36살. 기혼. 아이는 없다. 맞벌이를 하지만 가계 소득은 “직장생활하는 친구 1인분”만큼 들어온다. 다른 출판사보다 잘 굴러간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출판사의 네 식구, 6천여명의 독자 가족과 함께 그는 행복하다.

이 행복을 지키기 위해 뭔가 재무적인 노력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하던 차에 그는 에서 투자전략회의에 나와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이 섭외, 참 생뚱맞다. 하지만 <작은 책>의 주요 독자이자 취재원인 임금 노동자, 자영업자야말로 근로 외 소득원이 있어야 더 행복해질 계층이지 않은가? 전문가들은 이들도 부를 쌓을 수 있는 묘책을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1월25일 점심 무렵, 서울시 마포구의 한 중국집에서 각 분야 전문가들을 만났다.


#계명1. ‘돈=행복’의 공식을 버려라

김일구 랜드마크투신운용 이사. 채권 시장 분석가, 운용전문가로 유명한 사람이란다. 그는 “행복해지려고 금융시장에 들어오려 한다면 반드시 이긴다는 각오가 필요하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시장도 사람이 있는 곳이에요. 금융시장에 있는 사람들도 시장 바깥에 있는 사람들만큼 불행합니다. 더 불행할 수도 있어요. 반드시 남들을 이겨야 하기 때문에. 행복하기 위해서 금융시장 들어온다는 것은 위험한 발상입니다. 시장에선 ‘돈=행복’으로 연결 지으면 불행해집니다. 채권이든, 주식이든, 펀드든 나와 상관없다고 생각하고 투자해야 돈을 벌 수 있습니다. 컴퓨터 게임하듯 말입니다. 일주일 뒤에 아파트 잔금을 내야 하는데 그 돈으로 코스닥 종목을 샀다는 분을 봤어요. 시장은 행복을 만들어주는 연금술사가 아닙니다. 남보다 많이 벌어야만 살아남는 경기장이에요. 시장에 들어오려면 적어도 나와 같은 자산을 가진 사람보다는 많이 벌어야 한다는 생각을 반드시 가져야 합니다.”

심영철 웰시안닷컴 공동대표. 요즘 <은행을 떠나라>라는 책으로 유명한 재테크 상담, 강연전문가란다. 그는 “그냥 남도 하니까, 하면서 재테크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지적한다.

“주변 사람들이 재테크하는 걸 보면 대부분 그냥 남처럼 해야지, 하면서 따라가는 것 같아요. 애들 교육비, 노후 자금, 의료비 등 비상자금, 이런 걸 대충 계산해 보면 한 10억원 있어야 할 것 같거든요. 그런데 지금 버는 근로소득만으로는, 또 은행에만 넣어놔서는 그 돈을 모으기 어려우니까 한번 재테크를 해보자는 식으로 금융시장에 들어오고 있어요. 남보다 앞서가는 건 나중 문제로 여기고요.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서 10억 열풍이 불었다고 봅니다.”

서윤영 건축설계사.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집> 저자이자 사무실, 아파트를 설계하던 건축설계사인데 얼마 전 다니던 직장(무영종합건축사)을 그만두고 주거문화 관련 전문필자로 나섰단다. 부동산 투자만 할 것 같던 그도 주식투자 경험이 있단다.

“저희 부부도 결혼하고 얼마 뒤 주식투자를 한 적이 있어요. 남편이 금융회사에 다니는데다 경영대학원 출신이라 자신을 전문가로 여기고 있었거든요.(웃음) 당시 전셋집에 살고 있었는데, 집 살 돈도 필요했고요. 2000년, 2001년에 주식에 투자해서 쫄딱 망했어요. 맨날 주가 그래프 들여다보느라 맘 고생도 많이 했고요. 주식투자에서 손뗀 뒤에 얼마나 행복하던지.”

#계명2. 믿을 만한 전문가를 찾아라

종목 얘기가 나오자 김일구 이사의 눈빛이 엄해진다. 그는 235호 ‘코스닥 폭탄주 찍어내기’ 기사를 가리키며 직접 투자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이런 기사를 쓰는 것 굉장히 위험한 발상입니다. 종목 찍어주기식 기사요. 미국에서도 70년대에 개미투자자들이 종목에 직접 투자했다가 장렬하게 전사했어요. 우리나라에서도 닷컴 붐 때 개미들이 좋은 종목이라고 찾아다니다가 다 박살 났죠. 그렇게 장렬하게 전사하고 나니까 개미들이 여윳돈이 생겨도 금융시장으로 들어오질 않게 됩니다. 펀드 투자로 눈을 돌릴 필요가 있어요. 펀드의 세계에선 믿을 만한 펀드매니저를 잘 알아보는 눈만 있으면 됩니다. 사람을 알아보는 눈은 우리가 살아가다 보면 어느 정도 생기잖아요? 시장에는 투자를 잘하는 사람들이 가득 차 있어서 그 사람들 사이에서 지는 사람이 나옵니다. 새로 들어오는 사람들이 그런 사람들을 어떻게 이기겠어요?”

심영철 대표도 한마디 거든다.

“그런데 지금은 그렇게 하려고 해도 하기 힘들 거예요. 금융 상품 판매사들이 고객에게 서비스를 너무 안 해요. 주가연계증권(ELS)에 하나 가입하려고 해도 창구 직원은 그저 최대 수익률이 몇 %다, 할 뿐 시장이 움직일 때 어떤 위험이 따르는지, 시장 전망은 어떤지 말해주지 않거든요. 그러니 고객은 혼자 공부할 수밖에 없어요. 판매사들은 서비스 수수료가 적어서 그런 서비스는 할 수 없다고 하는데, 그러면 작은 회사들에게 판매를 허용하면 더 좋은 서비스 나올 수 있지 않겠어요? 얼마 전에 법이 바뀌면서 보험설계사한테는 펀드 판매가 허용됐습니다. 그런데 다른 금융회사의 재무설계사(FP)들은 아직 펀드를 팔 수 없습니다. 미국처럼 독립적 재무설계사가 여러 회사 상품을 비교해 가면서 고객들에게 금융 상품을 권해주는 문화가 정착되었으면 좋겠어요.”

#계명3. 재테크는 부업으로 삼아라

따라서 한국에서 재테크를 하려면 부업을 하나 따로 갖는 것만큼이나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한다. 심 대표는 강조한다.

“재테크는 부업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비주식형’ 피를 타고나지요. 주식시장에서 이기려면 ‘주식형’ 피로 자신을 개조해야 해요. 채권이나 부동산 같은 다른 시장에서도 마찬가지예요. 재테크로 돈을 벌려면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죠.”

‘부업’이란 말에 송병섭 대표는 소 키우던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예전엔 소 한두 마리만 있으면 아이들 학교를 보내고 시집 장가까지 보낼 수 있었는데…. 심영철 대표도 옛 생각에 신이 났다.

“저희 집도도 소를 키웠어요. 80년대 소값 폭락 때 1마리에 30만원씩 2마리를 샀는데 다음 해에 4마리가 됐죠. 그 다음 해엔 8마리가 되데요. 그때부터 8마리 유지하면서 대학까지 나왔어요. 지금은 소 1마리에 500만원이 나가요. 지금도 소를 암수 2마리로 가지고 있으면 애들 키울 수 있을걸요. 문제는 소를 키우자면 집을 떠날 수가 없다는 것이죠.”

송 대표는 재테크를 농사로 비유하는 게 귀에 쏙 들어왔다. “농사도 주 농작물이 있고 부 농작물이 있잖아요. 쌀을 주 농사로 짓고 농협에서 권하는 다른 작물을 부 농사로 짓는다든가. 그런데 부 농사 부분에서 망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도시에서의 부업은 어떤지.”

한때 설계사로, 작가로 투잡스를 했던 서윤영 설계사는 “도시에서 투잡스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본다. 요새처럼 직장 내 경쟁, 기업 사이의 경쟁이 치열할 땐 현재의 일자리만 유지하려 해도 많은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요즘은 재테크 책이 유행하지만 70~80년대엔 빨리 성공하는 방법, 처세술 관련 책이 유행했잖아요. 그땐 기업에 근무하면 공무원처럼, 잘리지 않는 한 돈을 벌 수 있었으니까 그런 책이 잘 팔린 것이었죠. 요새 직장인들을 보세요. 어느 날 불현듯 해고되거나 직장 자체가 없어지기도 하잖아요. 일자리가 불안정하다 보니 사람들이 처세 대신 재테크를 하게 된 거라고 봐요. 행복과 부는 완전히 떨어질 수 없어요. 그건 오늘날 불쑥 나온 얘기가 아니라 오래 전부터 이런저런 다른 형태로 반복되어 온 얘기죠.”

심 대표도 “부업(재테크)보다는 주업에 충실하라”고 조언한다. “사실 진짜 맘 편한 재테크 전략은 종잣돈을 늘리는 것이에요. 주식 같은 리스크가 높은 투자 상품에선 시장이 오르든, 폭락하든, 언제나 개미들만 박살이 나거든요. 재테크 목표 금액을 달성하기 위해선 반드시 수익률을 높일 필요는 없어요. 대신 종잣돈 즉 투자금액과 투자기간을 늘려서 목표를 이룰 수도 있습니다.”

#계명4. 이웃집 수익률을 탐내지 말라

심 대표의 주업 예찬론이 이어진다.

“보통 사람은 비주식형 피를 가지고 있습니다. 시장은 100명 중 2명이 이기는 판이에요. 시장에 뛰어들 땐 누구나 자기는 그 100명 중 2명의 승자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대개는 나머지 98명의 패자라는 걸 실감하고 떠나게 되죠. 자신의 수익률은 남과 비교해선 안 됩니다. 기대수익률이 높은 상품은 그만큼 가격 하락 위험도 높은 것이에요. 다른 사람이 주식시장에서 높은 수익을 냈다는 건 그가 주가 하락의 위험을 감내했다는 뜻입니다.”

대출, 저축 역시 남을 따라 했다간 큰 코 다친단다. “더구나 대출받아서 주식을 사거나 집을 사는 건 절대, 절대 금물입니다. 주가나 집값이 떨어져도 대출금 이자는 꼭 갚아야 하니까요. 저축도 남 따라 하면 안 돼요. 보통 소득의 40%는 저축을 하라고 하지만 자신이 꼭 지출해야 하는 것이 있는데도 저축 목표를 무리하게 높게 세웠다가 장기 저축 상품을 중도해지하면 이자 손실, 해지수수료, 세금 혜택까지 기회 비용이 많이 발생하죠. 돈을 빨리 모아야 한다, 집을 빨리 사야 한다 하는 강박관념은 버려야 해요.”

그런 그도 적립식 투자법에 대해서만큼은 호감을 나타낸다.

“저금리 시대에 기대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주식투자를 하더라도 다른 사람의 수익률을 부러워하지 말고 자기 페이스로 꾸준히 하는 것이 좋습니다. 적립식 투자법이 한 방법이 될 수 있겠지요.”

적립식 투자법이란 주식, 펀드 등 시장상황에 따라 가격이 바뀌는 상품을 적금 붓듯 일정 기간마다 일정 금액만큼 사들여 매입 단가를 낮추는 효과를 내는 투자전략을 말한다. 이 기법을 이용한 적립식 상품들은 흔히 시장 변동을 저가 매입의 기회로 활용해 시장 위험 없이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투자자가 매도할 때 시장 가격이 매입 평균 단가보다 적어도 같거나 높아야 수익을 낼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적립식 투자법은 장기 상승장에 써야 더 유용하다.

시장 전문가인 김 이사의 전망은 어떨까? 그는 한국 주식 시장이 2~3년 뒤에 더 좋다고 내다본다.

“앞으로 2~3년 정도는 적립식 투자가 유망할 것이라고 봅니다. 그 뒤엔 시장상황을 봐서 투자기간을 더 늘릴지 고려해 봐야 할 것이고요.”

#계명5. 내집 강박증을 버려라

그러나 재테크 목표를 정한 사람들의 마음은 다급할 수밖에 없다. 들어오는 근로소득은 정해져 있는데 그 돈으로 애들 교육시키고, 내집을 마련하고, 내 노후 자금을 준비해 두고, 실직이나 와병에 대비해 비상자금도 만들어놔야 한다. 특히 도시에서 일하는 직장인에게 내집 마련만큼 부담스러운 재테크도 목표는 없다.

서윤영 설계사는 내집 마련도 부동산시장 전망을 보면서 하라고 권한다. 그는 아파트시장의 양적 성장이 거의 끝나가는 기미가 보인다고 우려한다.

“집은 어차피 들어가서 살기 위해 필요한 것이에요. 지금 같은 저금리 시대엔 빚 내서 집 사고 그걸 갚는 게 남는 것일 수 있어요. 소득공제까지 받을 수 있으니. 문제는 집값이 대출받을 때만큼 유지될까 하는 데 있어요. 그동안 아파트가 계속 인기 있던 건 도시로 일자리를 찾아서 몰려오는 인구가 많았기 때문이었어요. 그래서 아파트는 사놓기만 하면 오르는 현상이 거의 50년 동안 지속된 거죠. 10살짜리가 60살이 되도록 봤으니까, 아파트에 대한 사회적 선호를 깨긴 쉽지 않을 거예요. 그런데 요샌 분양 미달사태까지 일어나고 있잖아요. 아파트시장의 경우 우리나라 시장은 발달의 3단계쯤 온 걸로 보여요. 유럽, 미국, 일본에서도 그랬지만 아파트 층수가 30층, 60층까지 올라가면 양적 팽창은 거의 끝난 셈이에요. 앞으로 십년 후엔 질적 팽창이 이뤄질 것이고 그러면 고급 빌라가 아파트보다 더 유행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요즈음 나오는 모기지론은 기본 만기기간이 15년에 이른다. 10년 뒤에 내가 산 아파트 가격이 떨어져버리면 ‘내집’은 재테크 자산이 아니라 감가상각되는 소비재의 처지가 되어버릴지도 모른다. 이런 시대엔 무엇보다 ‘내집’을 가져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해방될 필요가 있단다.

“내집은 소유 개념이고, 우리집은 공간 개념이에요. 월셋방에 살더라도 집에 돌아갈 땐, 우리집 간다고 말하지 않아요? 돌아가 쉴 곳이라는 안정감을 주는 곳이라면 다 ‘우리집’인 거죠. 우리집과 내집이 합일된다면 어떨까요? 요샌 역전세난이라고 할 정도로 전셋집 가격이 안정되었잖아요. 내집 없는 설움도 전처럼 심하지 않고, 내집 마련이 전처럼 일생일대의 과제도 아니고….”

서 설계사는 ‘공동 소유’론을 은근히 꺼내든다. 전셋값이 비싼 동네의 집은 사실상 집주인과 세입자의 공동주택으로 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하긴 서울에서도 교통, 생활 편의시설이 좋은 일부 지역에선 전셋값이 집값의 70%를 넘나들기도 하니, 그럴 법도 하다. 내집 마련 부담이 없으면 재테크 목표 금액도 한결 낮출 수 있을 것이다.

서 설계사는 여기에 한 술 더 떠 “재테크 안 해도 행복하더라”는 지론을 펼친다.

“2003년에 제가 직장을 그만두고 남편이 주식에서 손을 뗀 뒤에 삶이 확 바뀌었어요. 둘이 벌던 것 한 사람으로 줄었지만 맞벌이를 하고 주식이니 경매니 하면서 여러 가지로 신경 쓰던 때보다 행복은 늘었어요. 글 쓰는 걸 주업으로 삼았지만 아직 큰 돈벌이는 되지 않아요. 종이봉투를 붙이는 심정으로 글을 쓰고 있죠,”

김 이사는 자산운용전문가인데도 아예 종잣돈조차도 모으지 않는단다. 근로 의욕을 떨어뜨릴까 봐.

“저는 돈을 아예 모으질 않습니다. 부모님 등 가족에게 다 나눠줍니다. 돈이 있으면 교만해질까 봐서요. 금융계에 있는 어떤 사람은 돈이 어느 정도 쌓이면 자선단체에 다 기부해 버린다더군요. 앞으로 50살까지는 일할 수 있는데 돈이 있으면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 거라면서. 일하는 기간을 단축하려고 재테크하는 것은 좋은 동기가 아니라고 봅니다. 일할 수 있는 힘이 있는 한 근로소득을 소득의 근본으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송 대표에게는 이러한 이야기 자체가 새롭고 흥미진진했다. 일하는 사람들의 사는 이야기를 담는 잡지를 만들면서도 정작 일하는 사람들에게 영향이 큰 경제 흐름, 시장 동향에 너무 무관심했나 보다,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그보다 더 큰 이미지로 떠오르는 건 평생 적금통장 하나도 가져보지 못했다던 한 늙은 주부의 얼굴이었다. 본인은 자신이 알뜰치 못해 그랬다지만 그의 가계 형편은 하루하루 먹고 살기도 힘겨울 정도로 좋지 않았다. ‘우리 나라 모든 사람들이 재테크를 할 수 있을 정도로만 살아도 좋겠다. 근데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송 대표는 하던 일 계속하러 돌아갔다.
정리 이경숙 기자 nirvana@economy21.co.kr 사진 박미향 기자 blue@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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