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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 6개월, 가진돈 8500만원 집 살 수 있을까요?
한푼 두푼 늘리는 맞춤컨설팅 Q: 결혼한 지 6개월 된 맞벌이 부부입니다. 전세 7천만원짜리 집에서 신혼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둘이 맞벌이를 하니 소득이 남들보다는 여유있는 것 같고 이럴 때 내집을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주변에 괜찮은 아파트 분양일정이 잡혀 있어 청약을 할까 합니다. 문제는 현재 자산이 전세금하고 적금 붓고 있는 잔액 1500여만원이 전부입니다. 현재 갖고 있는 돈이 1억원도 안되는 데 분양가는 3억원이 넘을 것이 확실하다고 합니다. 1년 동안 돈을 모아도 거의 2억원 정도를 빚을 져야만 될 것 같습니다. 그래도 다들 “집은 부담스럽더라도 저질러야 한다”고 하는데, 그래도 되는 건지 걱정스럽습니다. A: 물론 집은 전세로 사는 것보다 내집에 사는 게 훨씬 좋습니다. 그러나 내집마련 전략을 고민할 때 주의할 것은 막연한 투자수익에 기대서 절대 무리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주거안정 외에 투자수익에 대한 막연한 기대로 소득의 상당부분을 주택마련에만 올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과도한 빚은 안고 사는 경우가 많아 금융비용(대출이자)이 지나치게 부담을 줍니다. 내집마련을 고민할 때는 주거의 편리성과 안정성만을 따져서 합리적인 비용설계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집값이 올랐다하더라도 현금화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투자수익에 대한 기대로 내집마련 전략을 가지면 안됩니다. 맞벌이 500만원은 실질소득 350만원 정도로 여기고 재무설계해야=상담을 신청한 심씨는 부인과 함께 맞벌이를 하고 있어 가계 소득이 월 평균 500만원이 넘는다. 심씨 본인 소득이 정기적으로 230만원, 부인 소득이 210만원이고, 심씨의 야근수당 등으로 월 평균 60만원이 있다. 전체 500만원 소득 가운데 생활비로 지출되는 100만원을 제외하고 남은 돈 가운데 250만원을 열심히 저축하고 있다. 그런데 심씨 부부는 오는 7월 첫 아이를 낳을 계획이다. 출산 뒤 아이를 돌봐줄 친인척이 없기 때문에 부인의 소득을 포기하거나 별도 양육비용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출산 뒤에도 맞벌이를 계속할 계획이므로 보모비용 100만원에 기타 20만원 등 고정지출이 120만원 정도 늘어날 것이다. 당연히 저축이 줄어든다. 여기에 부인의 사회생활에 들어가는 용돈까지 계산하면, 부부 소득이 500만원이라도 이 가운데 150만원 가량은 맞벌이를 위한 고정지출이 되기 때문에 실질 소득은 350만원이라고 여기고 재무설계를 하는 게 필요하다. 자신의 소득이 500만원이라고 생각하느냐, 아니면 350만원이라고 생각하느냐에 따라 재무설계는 크게 달라진다. 특히 내집마련과 같은 큰 재무사건에서는 소득 500만원만 믿고 무리하게 저지르기보다, 350만원의 소득을 전제로 신중하게 판단하는 게 중요하다.
내집마련 계획 미루고 인생설계, 재무설계 먼저=심씨 부부가 청약을 원하는 수원 이의동의 광교새도시는 내년에 분양할 계획이다. 분양값도 최소 1천만원 이상은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내년에 청약해 당첨이 된다 하더라도 계약금과 중도금, 잔금을 치르려면 최소 300만원 이상 단기 저축을 3년 가까이 해야하고, 따로 주택담보대출을 1억5천만원 이상 받아야 한다. 분양값을 평당 1천만원으로 잡고 33평형에 당첨이 된다면 집값이 3억원이 넘는데, 현재 가진 자산은 적금 붓고 있는 돈 1500만원에 전세금 7000만원이 전부다. 집값의 20% 수준인 계약금 7천만원을 만들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1년 동안 한달에 300만원 이상 저축해도 아주 빠듯하고, 중도금은 대출을 받더라도 집값의 60% 수준만 가능하기 때문에 남은 8천여만원을 별도로 준비해야 한다. 즉 최소 3년간은 저축 300만원, 생활비 180만원(최대로 줄였을 때), 담보대출 이자 70여만원 등 지출(550만원)이 소득을 넘어서는 생활을 해야 한다. 더구나 첫아이를 낳게되는 7월부터 심씨 부부의 가처분 소득은 아이 양육비와 생활비를 빼고나면 230만원 수준이 된다. 결론적으로 내년 아파트 청약에 당첨되도 중도금과 잔금 마련이 불가능하다. 내집마련 하나를 위해 모든 것을 미루고 매월 300만원씩 단기저축을 한다고 하더라도, 남은 1억5천만원 이상의 빚까지 갚느라 자녀 양육비 부족에 시달려야 한다. 계획하고 있는 둘째 아이 출산도 포기해야 할지 모른다. 심씨 가정은 당장 무리한 내집마련을 고민할 게 아니라, 전체적인 인생설계를 통해 재무설계를 해야 할 때다. 전반적인 재무설계를 통해 단기위주의 저축이 아니라, 단기와 중장기 계획을 균형있게 세워야 한다. 내집마련 5년 계획 잡고, 지금부터 은퇴 대비해야=자녀 두 명이 있다고 가정할 때, 심씨 부부는 아이가 어릴 때 들어가는 고정비용과, 중학생 이상일 때 필요한 사교육비 등으로 월 100만원 이상이 꾸준이 필요하다. 게다가 자녀들이 중학교에 진학하게 되는 15년 뒤부터는 사교육비 증가 뿐 아니라 전체적인 생활비도 크게 늘어날 확률이 높다. 소득에 비해 지출이 커질 수 있어 저축이 거의 불가능해 질 수 있다. 따라서 지금부터 15년까지를 집중적인 저축 가능 시기로 보고, 주택마련 뿐 아니라 자녀교육비 마련, 은퇴자금 마련 등을 함께 시작하지 않으면 안된다. 현재 저축이 가능한 300만원(비정기 소득, 야근수당 포함)은 출산 전까지 확정금리 단기 상품으로 하면 좋겠다. 출산 뒤엔 저축가능한 180만원을 중장기 투자해야 하는데, 주택마련도 5년 정도 목돈을 만들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면서 자녀 교육비와 은퇴준비에도 적절히 배분해야 한다. 정리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도움말 주신 분 <한겨레 재무컨설팅 자문단> 제윤경(에셋비 교육본부장) 이천(에셋비 영업본부장) 심현목(에셋비 컨설턴트) 정종인(한화증권 갤러리아지점 콘체른센터 PB) 이종량(공인회계사 세무사) <한겨레> 재테크면은 서민과 중산층 독자 여러분을 위한 지면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재무설계 상담신청을 받습니다. 전화 080-433-7000, 전자우편 mone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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