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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맞벌이, 아이 사립학교 입학·내집마련 가능할까
한푼 두푼 늘리는 맞춤컨설팅 Q: 대기업 사원으로 맞벌이를 하고 있는 30대 중반의 부부입니다. 7살된 첫째아이와 출산을 석달 남겨둔 둘째아이를 갖고 있습니다. 맞벌이를 하다보니 아이 교육에 신경을 쓰지 못할 것 같고, 어차피 사교육비로 큰 돈이 나갈 것 같아 차라리 아이를 사립초등학교에 보낼까 고민 중입니다. 현재 서울 강남지역(서초동)에서 전세를 살고 있는데, 3~4년 후에는 내집마련도 고려 중입니다. 두 아이의 교육여건과 우리 부부의 직장 위치를 감안해 강남이나 용인·분당 지역에 집을 장만하고 아이를 이 지역 사립초등학교에 보내고 싶은데, 가능할까요? A: 맞벌이를 하는 집이 그렇지 않은 가계보다 대개 수입이 높겠지만, 맞벌이 부부의 소득에 고정지출을 맞춰 놓는 것은 위험합니다. 교육비는 거의 고정지출에 가깝기 때문에 부부 중 한쪽의 소득이 줄어들 경우에도 이를 줄이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어릴 때에는 가급적 저축을 늘려 자산을 불리고 나중에 지출될 아이들의 교육비와 자신의 은퇴자금을 미리 준비해야 하는데, 초등학교 교육비로 지출이 너무 커지면 인생 전체를 고려한 재무구조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상담을 요청한 현아무개씨 부부는 둘째아이 출산, 내집마련, 교육비, 은퇴자금 등 나중에 돈 쓸일이 산적해 있기 때문에 지금부터 일정 기간은 저축에 집중해야 할 시기입니다. 30대 월급쟁이 저축 가능기간은 15~20년=일반적으로 중소기업보다 대기업에 다니는 직장인의 경우 조기퇴직의 문제가 더 심각하다. 한 조사결과를 보면, 중소기업에 다니는 40대 직원의 2%만이 50대에 직장을 그만두는 반면, 대기업의 40대 직원은 45%가 50대에 직장을 그만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씨 부부의 경우도 50살을 퇴직 시기로 보고 재무전략을 짜는 것이 필요하다. 50살까지가 안정적으로 저축을 할 수 있는 시기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기간은 겨우 15년이다. 이후 더 직장생활을 하거나 이직·창업을 통해 소득을 유지할 수 있겠지만 이전보다 불안해 질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에 앞으로 15년 동안 최대한 여유자금을 모아놓아야 한다. 자녀 초등교육비보다 대학 학자금을 생각해야=향후 15년 동안 아이들 교육비 지출이 과도하면 저축이 줄어들어, 정작 조기퇴직이나 맞벌이 소득 감소로 소득구조에 변화가 있을 경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자녀를 사립초등학교에 보내면 교육비가 예상외로 많이 들어가 현씨 부부의 인생전반 현금흐름을 재조정해야 한다.
사립초등학교 중에서도 특히 강남에 있는 학교는 분기당 등록금이 100만원을 훨씬 넘는다. 첫째 아이와 둘째 아이까지 사립초등학교에 보낸다고 하면 거의 매달 200만원 이상의 교육비가 지출되는 셈이다. 현씨 부부의 월 소득은 460만원 정도인데, 아이들 교육비로 200만원을 지출하는 것은 결코 효율적이지 못하다. 이보다는 장기적인 교육비 지출에 대비해 저축을 늘릴 필요가 있다. 대학등록금은 현재 연간 700만원에 이르고 있고, 인상률도 매년 8% 수준이다. 이런 추세라면 두 아이의 대학 학자금은 최소 연 3000만원, 4년 간 1억원이 넘을 전망이다. 내집마련 전략 당분간 연기 필요=아이들 교육과 현씨 부부의 직장 위치를 고려해 서울 강남(서초)·분당 지역에 집을 마련하는 것은 현재 재무상태를 볼 때 무리다. 중장기 목표를 세운다면 용인 지역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 판교지역의 ‘후광효과’로 집값이 크게 오른 상태라 1~2년 간 정부정책에 따라 거품이 빠지는지를 지켜본 뒤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용인 지역의 경우 평당 집값이 1500만원 안팎이기 때문에 30평형대만 해도 4~5억원의 돈을 내집마련에 묶어둬야 한다. 현씨 부부의 현재 자산은 전세자금 2억5천만원·금융자산 2800만원이 전부다. 강남·분당·용인 지역 등에 집을 마련하려면 최소 2억원 정도가 더 있어야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따라서 이 지역에 집을 사는 것은 당분간 보류하고, 현재 자산으로 아파트 마련이 가능할 시점을 기다리는 게 좋다. 집값이 뛰어 시세차익을 남길 수 있다는 환상으로 대출까지 받아 무리하게 내집마련에 나서는 오류를 범해서는 안된다. 고령화시대의 노후준비에 가장 큰 적은 부동산 투자와 무절제한 사교육비라는 점을 알아야한다. 치밀한 전략으로 금리 1%라도 더 챙겨야=현재 현씨 부부의 청약저축 600만원은 예금으로 돌려 좀더 금리가 높은 상품으로 갈아타자. 그리고 개인연금신탁은 채권형이어서 안전한 장기투자에 적합하기는 하지만 기대수익이 너무 낮으므로, 주식형·채권형이 모두 가능한 연금저축펀드로 갈아탄다. 현재 상호저축은행에 들어가는 저축액 50만원의 만기후 적립액을 다소 줄인다. 현씨 부부는 단기성 여유자금이 어느정도 마련이 되어 있기 때문에 3년 이상의 중장기 투자를 통해 수익을 높이는 적극적 투자전략이 필요하다. 불필요한 보험료 지출도 줄여나가야 한다. 매월 보험과 저축으로 나가던 130만원도 리모델링해, 연금저축액은 20만원으로 늘리는 한편, 청약저축·단기 저축액은 적립식 펀드로 바꿔 기대수익을 늘려가는 게 좋다. 정리 김성재 기자 seong68@hani.co.kr 도움말 주신 분 <한겨레 재무컨설팅 자문단> 제윤경(에셋비 교육본부장) 이천(에셋비 영업본부장) 김문수(에셋비 컨설턴트) 정종인(한화증권 갤러리아지점 콘체른센터 PB) 이종량(공인회계사 세무사) <한겨레> 재테크면은 서민과 중산층 독자 여러분을 위한 지면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재무설계 상담신청을 받습니다. 전화 080-433-7000, 전자우편 mone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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