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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푼 두푼 늘리는 맞춤컨설팅/30대 후반 한의사 수입은 줄고 빚은 많은데 Q: 개인 의원을 운영하는 30대 후반의 한의사입니다. 갈수록 병원 수가 늘어나 수입이 줄어들고 있어, 앞으로 재무관리를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습니다. 주위에는 적자경영이 심해 문을 닫는 의사들도 더러 있습니다. 최근들어서는 의사들에 대한 세무조사를 강화한다는 말까지 나옵니다. 저는 나름대로 성실신고를 하는 편이라고 믿습니다만, 세금 이야기가 나오면 늘 모든 의사들이 죄인 취급을 받는 것 같아 억울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줄어드는 소득과 늘어나는 세금 때문에, 모든 의사들이 예전처럼 ‘세금 안내는 고소득자’로 비판받는 것은 합당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성실히 세금을 납부하는 의사들은 줄어든 수입 가운데에서도 많은 부분을 세금으로 내고 있습니다. 또 병원을 수리하거나 의료장비를 새로 사야하는 일이 잦아 많은 부채를 떠안고 사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저 역시 모아놓은 재산은 별로 없으면서 수입은 줄고 상당한 부채를 안고 있어, 앞으로 어떻게 재산관리를 해야할 지 걱정입니다. A: 전문직 종사자의 수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반면, 인구는 점점 줄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전문직일수록 직업수명은 짧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다 보니 소득도 눈에 띄게 줄고 있어, 의사같은 전문직 종사자들도 재정적인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상담을 신청한 한의사 황아무개씨처럼, 전문직 종사자들은 조급한 마음에 세금내는 돈조차 아깝게 여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고령화·저출산으로 우리 모두의 미래가 위험해 질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 전문직 종사자일수록 성실납세는 꼭 필요한 문제입니다. 전문직 종사자·고수익자가 내는 세금이 사회안전망을 이루고, 이는 다시 중산층·서민의 소비로 이어져 경제·산업구조가 선순환을 이루게 됩니다. 의사같은 전문직 종사자들도 이제는 내야 할 세금을 내지않는 방법이 아니라 합리적인 돈 관리를 통해 미래 불안을 해소해야 합니다. 불규칙한 소득으로 인해 새는 돈 잡아야=한의원에는 비보험 진료가 많아, 한의사들은 현금·카드 수입이 많은 편이다. 의료보험 공단으로부터 들어오는 돈에 비해 이런 수입은 매우 불규칙하게 들어오고 나가기 때문에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많은 부분이 ‘새는 돈’으로 사라진다. 의사들을 상담해 보면, 많은 의사들이 매일 들어오는 현금 수입을 거의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 개인병원을 운영하면서도 기업 재무관리에 대한 교육을 받은 경험은 대부분 전무하다. 자신의 의료 전문성에만 의존해서 병원을 꾸려가다 보니, 병원 운영이 재무관리가 필요한 하나의 기업행위라는 생각은 잘 하지 못하는 것 같다. 이제는 개원만 하면 돈을 벌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먼저 병원의 매출과 비용지출 관리 등을 체계적으로 해 나가고, 사업소득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돈이 가장 많이 새나가는 현금·카드 매출을 잘 관리하려면 별도의 통장을 마련하는 게 좋다. 현금을 매일 입금해서 관리하는 통장과 카드사에서 돈이 들어오는 통장을 따로 마련해 수입의 흐름을 잘 파악하고, 그에 맞는 지출 및 저축구조를 짤 필요가 있다. 전문직 높은 대출한도는 기회 아닌 위험=한의사 황씨의 경우, 현금자산은 거의 없는데 부채가 4억5천만원으로 지나치게 많다. 지난해 병원을 확장하면서 부채가 늘어난 것인데, 이를 가능한 빨리 상환하겠다는 의지를 가져야겠다. 의사들은 대개 신용도가 높다는 이유로 담보대출 외에 신용대출 한도만 3억~5억원에 이른다. 또 소득이 줄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매달 소득이 비용을 다 빼고도 1000만원이 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몇억원의 대출을 받는 것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경향도 있다. 이렇게 대출한도가 높은데다 금리도 다른 직업에 비해 낮은 편이라서 쉽게 대출을 받아쓰는 편이다. 그러나 부채란 경우에 따라 재무관리에 있어서 대단히 위험한 요소다. 소득이 감소해 부채상환이 어려워지면 누구든 파산할 수도 있다. 현재 소득이 높다고 ‘빚내서 투자하겠다’는 생각은 갖지 말아야한다. 황씨의 경우, 매달 적립식펀드에 들어가는 300만원 중 절반 이상을 목표수익을 달성하고 난 뒤 2~3년 단위로 부채원금 상환에 활용하면, 부채상환과 자산형성 두가지를 함께 이뤄갈 수 있다. 고소득·전문직 종사자들도 세금의 수혜자=현재 피부로 느끼는 전문직들의 소득감소는 갈수록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의사의 경우, 현재의 전문의 자격자 수 만큼의 대학 학부생이 자격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한의사 수가 두배 이상 늘어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한의원을 이용하는 소비자는 줄어드는데 한의사가 늘어나면 지금같은 소득이 유지될 수는 없다. 퇴직이나 소득이 중단되는 시기가 빨라질 수도 있다. 다가올 고령화 사회에 세금이 사회안전망 확보를 위한 재원이 된다면 당연히 현재의 고소득 전문직도 그 수혜자가 될 것이다. 성실히 세금을 내는 것이 필요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세금을 누락하거나 회피하기보다는 오히려 비과세 상품을 활용해서 절세를 하는 쪽을 고민해야 한다. 황씨의 경우도 현재 소득은 높은 편이기 때문에 사업상 긴요한 자금만 남겨 놓고 장기투자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조기 은퇴를 대비함과 동시에 효과적으로 절세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전략이 필요하다. 정리 김성재 기자 seong68@hani.co.kr 도움말 주신 분 <한겨레 재무컨설팅 자문단> 제윤경(에셋비 교육본부장) 이천(에셋비 영업본부장) 여진욱(에셋비 컨설턴트) 정종인(한화증권 갤러리아지점 콘체른센터 PB) 이종량(공인회계사 세무사) <한겨레> 재테크면은 서민과 중산층 독자 여러분을 위한 지면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재무설계 상담신청을 받습니다. 전화 080-433-7000, 전자우편 mone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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