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2.22 19:00
수정 : 2006.02.22 19:00
국민-하나, 경쟁 치열
외환은행 인수전에는 국민은행과 하나금융지주가 공개적으로 강력한 참여의사를 밝혔고, 외국계 금융자본도 최근 관심을 보이면서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이달 들어 상호비방전까지 벌이며 인수 의지를 불태워 과열경쟁 비판을 받았던 국민은행과 하나금융지주는 최근 속도조절에 들어갔다. 그러나 두 금융회사는 각자 ‘대형 선도은행론’과 ‘시너지 우위론’을 내세우며 물러설 태도롤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유력한 인수후보인 국민은행은 외환은행과 통합할 경우 가계부문(국민)과 기업금융(외환)의 강점을 아우르는 초대형은행으로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는 논리다. 여기에 국민은행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국외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외환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국민은행이 외환은행과 통합하면 270조원의 자산규모는 물론 점포수, 총수익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조흥·신한통합은행과 우리은행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국내 1위를 질주할 수 있게 된다.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그동안 “국제금융시장에 뛰어들 대형 은행이 국내에도 필요하다”며 미국의 씨티은행이나 영국의 스탠다드차터드뱅크, 독일의 도이체방크 같은 글로벌 금융기관으로 국민은행을 키워가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그러나 대형화에 따른 독과점 논란과 업무·점포 중복 등으로 시너지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비판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하나금융지주는 국민은행이 외환을 인수할 경우 독과점 폐해가 있다는 논리를 앞세우고 있다. 하나금융지주 고위 관계자는 “국외에서도 은행간 통합의 경우 소매(가계)금융은 소매금융끼리, 기업금융은 기업금융끼리 합치는 추세”라며 “국민과 외환이 합치면 독과점 문제가 생길 수 있지만 기업금융 전문인 외환과 하나은행이 합칠 경우 훨씬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통합할 경우 기업금융과 국외네트워크 분야에서 국내 1위로 올라설 것으로 금융계는 예상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싱가포르개발은행(DBS)와 인수자금 조달 등을 놓고 협조체제를 갖추는 등 자금조달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외국계로는 도이체방크와 싱가포르개발은행, 에이치에스비씨(HSBC) 등이 외환은행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성재 기자
seong6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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