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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업비 등 많이 떼 중도해지땐 손해
잦은 인출 금물…매달 넣어야 투자효과 최근 주식시장이 좋아지면서 적립식 투자 관련 금융상품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적립식 펀드 계좌가 5초에 하나씩 늘어날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이런 투자상품 열기는 보험시장에도 이어지고 있다. 주식·채권 등에 투자해 얻은 수익을 보험금 등으로 돌려주는 변액보험 수입 보험료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그래프 참조) 특히 적립식 투자 기능과 더불어 수시로 입출금할 수 있는 변액유니버설보험 가입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삼성생명 등 주요 보험사들은 계약 뒤 첫 보험료 기준으로 지난해 하반기 동안 300억원 이상의 실적을 올렸다. 삼성생명은 ‘삼성변액유니버설가족사랑보험’으로 387억원, 교보생명도 ‘무배당 교보변액유니버셜보험’ 등으로 314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5~7년 지나야 원금이상 환급가능 이런 인기몰이 속에 최근 일부 변액유니버설보험 가입자들이 보험사와 설계사를 상대로 소송을 벌이는 사례가 있어 보험 소비자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이들 가입자들은 애초 설계사가 펀드상품인 것처럼 설명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가입 뒤 주가가 올라 이익을 실현시키려고 보험사를 찾았다 일정 기간 안에는 원금도 못 찾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는 것이다. 김미숙 보험소비자협회 회장은 “일부 설계사들은 높은 수익률 등 장점만 내세우고 초기 해약 때의 불이익 등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뜻하지 않는 손실을 피하기 위해서는 변액유니버설상품을 제대로 알고 가입을 결정해야 한다. 우선 변액유니버설은 펀드처럼 운용하지만 결국은 보험상품이라는 사실부터 명심해야 한다. 여느 보험처럼 변액유니버설도 보험료에서 신계약비, 유지비 등 부가보험료와 위험보험료를 뗀다. 때문에 납입보험료를 다 돌려받으려면 일정 기간이 지나야 한다.일정 기간 이전에 해지를 하면 손해를 볼 가능성이 큰 셈이다. 예를 들어 35살 남자가 주계약 가입금액 5천만원으로 월 보험료 50만원을 낼 경우 연 평균 펀드 수익률이 9.5%이면 최소 5년은 넘어야 이미 낸 보험료 3천만원을 되찾을 수 있다. 만일 펀드 수익률이 절반 수준인 4.75%에 그치면 5년째에도 해약환급금은 납입보험료의 80% 정도에 머물게 된다. 이 경우에는 거의 10년 이상 유지해야 겨우 그동안 부은 원금을 찾을 수 있다.
두 번째로 펀드투자도 매달 내는 보험료에서 사업비 등을 뺀 나머지 금액으로 이뤄진다. 예컨대 매달 20만원을 ㄱ보험사 변액유니버설에 넣으면 이 가운데 7년 동안은 사업비와 위험보험료 20%가량을 뺀 16만원 정도만 펀드운용에 들어간다. 7년이 지나면 사업비 등이 한자릿수로 뚝 떨어져 좀더 많은 보험료가 펀드에 투자된다. 보험료 60~80%만 펀드편입 운용 또 이렇게 투자된 보험료의 매일 운용평가액에서 운용수수료(연 0.4~0.8%)와 최저 사망보장 비용(0.05%)이 빠져나간다. 따라서 처음부터 고객이 낸 원금의 대부분을 불려가는 적립식 펀드와는 운용결과에서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런 차이는 사업비 등의 비중이 낮아지기 시작하는 7년 뒤부터 점차 줄어들게 된다. 백정선 TNV 컨설팅 대표는 “10년 정도 지나야 비과세 혜택과 낮은 운용수수료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다”고 말한다. 아울러 사업비가 빠지는 일정 시점까지는 최소금액을 넣은 뒤 추가 적립을 통해 수익률을 관리하는 것도 좋다고 말한다. 세 번째로 보험료를 자유롭게 낼 수 있고 수시로 입출금할 수 있는 변액유니버설의 특징이 실제 어느 정도 장점이 되는지도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실제로 대부분의 변액유니버설 상품은 2년 동안은 의무적으로 매달 일정액을 내야 한다. 따라서 의무납입 기간 중에 사정이 생겨 보험료를 내지 못하면 자유납입이나 수시입출금은 아무런 도움을 줄 수 없다. 또 2년이 지나 보험료를 내지 않고 계약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게 꼭 장점이라고만 보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왜냐하면 그동안 쌓인 계약자 적립금에서 적지 않은 대체보험료가 매달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이때 월 대체보험료는 특약과 위험보험료는 물론 사업비 등도 함께 공제된다. 결국 세입자가 월세를 못낼 경우 주인이 보증금에서 제하는 것과 비슷한 셈이다. 마지막으로 위험을 피하기 위한 보험이지만 동시에 실적배당형 투자상품이므로 투자위험을 떠안아야 한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투자운용 실적이 좋을 때에는 보험금과 환급금이 많지만, 반대로 실적이 나쁠 때는 환급금이 원금에도 미치지 못할 수도 있다. 또한 보험사에 문제가 생겼을 때 일반 보험처럼 해약환급금에 대한 5천만원까지의 예금자 보호도 받지 못한다. 다만 특별계정으로 잡힌 계약자 각자의 지분에 따른 보상을 받을 수는 있다. 우재룡 한국펀드평가 대표는 “해약환급금과 투자 수익률 등을 고려한다면 변액유니버설은 10년 이상 중도에 잦은 인출 없이 꾸준히 보험료를 내야 수익과 보장의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노후 대비 등 장기적인 재무목표를 위한 상품으로 활용할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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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숙 <이코노미21> 기자 hslee@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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