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S는 막판에 독자 인수의지를 피력하면서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3자 구도로 전개되면서 시가보다 다소 낮은 가격에 인수가격이 결정될 것이란 기존 예상도 점차 반전되는 모양새다.
◇ DBS 독자 인수로 '급부상'
DBS는 14일 기자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DBS는 13일 오후 늦게 보도자료를 통해 "외환은행을 단독으로 인수 추진한다"며 "DBS는 외환은행과 사업이 중복되지 않아 외환은행을 한국의 선두은행으로 끌어올리는 데 손색이 없다"고 밝혔다.
애초 DBS는 하나지주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하는 대상으로 거론됐지만 이후 독자인수로 선회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들은 DBS가 하나지주의 자금조달 파트너 정도에 불과하다고 봤다가 불의의 일격을 당한 셈이다.
DBS는 현재 아시아 14개국에서 500만명의 고객을 상대로 영업을 하고 있다.
자산기준으로 싱가포르 최대은행이면서 홍콩에서 5위 은행이다.
싱가포르와 홍콩에서 대형 소매은행이고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등에서는 기업 금융이 강하다.
아시아 주요 시장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으면서 한국에서 이렇다할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 못했다는 점이 독자 인수 의사까지 밝힐 만큼 강한 원동력이 됐다는 분석이다.
◇ 인수가격은(?)
인수 가격도 기존 예상보다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현재 국민은행과 하나금융지주, DBS는 주간사인 씨티그룹에 가격을 제출한 상황.
하지만 이 가격은 앞으로 상당기간 공개가 어렵다.
특히 현재로선 인수가격 공개는 상대에게 패를 보여주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점에서 가격을 점치기 어렵다.
이전에 금융가는 외환은행의 현 주가에 국세청, 감사원, 검찰 등의 조사 및 국회 등의 반대 여론 등과 관련된 일부 디스카운트가 적용될 것으로 예측했지만 DBS가 참가하는 등 막판으로 갈수록 열기가 더해지면서 인수가격이 현 주가 수준이나 그 이상이 될 수도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코메르츠방크의 일부 지분 매각 가격인 1만3천400원이 가늠자 역할을 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최근 매각 가격이 1만3천500~1만4천원 선이 될 것으로 전망한 UBS증권도 이 가격을 기준선으로 잡은 것으로 추정된다.
13일 종가기준으로 론스타(50.53%), 수출입은행(13.85%), 코메르츠방크(6.50%)의 지분을 합산한 가격은 6조원 가량이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의 지분(6.12%)을 제외한 매각가격은 5조5천억원~6조5천억원 가량이 될 전망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국민은행과 하나지주의 2파전 구도에서 DBS가 가세하면서 매각가격이 예상보다 높아질 수도 있게 됐다"며 "이 경우 국내은행들이 론스타에 과도하게 높은 가격을 지불하는 등 폐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용주 기자 speed@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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