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오전 서울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에서 감사원 관계자들이 외환은행 직원들을 상대로 감사를 벌이고 있다. 이정용 기자 lee312@hani.co.kr
|
‘헐값매각’ 의혹 대검 중수부가 수사
13일 마감된 외환은행 인수제안서 제출에 국민은행과 하나금융지주, 싱가포르개발은행(DBS)이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외환은행 인수전은 일단 국민-하나지주-디비에스 간 3파전 경쟁구도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감사원이 감사에 착수하고 검찰도 대검중수부에 사건을 배정하는 등 론스타에 대한 외환은행 불법 매각의혹에 대한 조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지만, 론스타는 이와 상관없이 외환은행 인수입찰서를 제출받는 등 매각 일정을 서둘러 진행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이날 저녁 증권거래서의 조회공시에 대해 “외환은행 지분인수에 대한 입찰 제안서를 제출했다”고 밝혔으며, 하나금융지주 역시 같은 내용을 공시를 통해 밝혔다. 디비에스도 비슷한 시간에 자료를 내어 “인수제안서를 제출했다”며 “단독으로 외환은행 인수를 추진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 제안가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대략 6조원 안팎을 썼을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권에서는 지난주까지 국민은행이 도이체방크와, 하나금융지주가 국민연금과 손잡고 컨소시엄형태로 인수전에 나서 두 국내 컨소시엄의 2강 경쟁구도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해왔다. 그러나 디비에스가 입찰에 참가함으로써 국내·외 금융자본간에 복잡한 3판전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디비에스가 단독으로 외환은행 인수에 성공할 경우, 금융계 일부와 전·현직 외환 임직원들이 추진해온 외환은행 독자생존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론스타와 매각 주간사인 씨티그룹은 이달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정밀실사를 거쳐 가격 등의 재협상에 들어가, 빠르면 4~5월 중 최종 인수자를 선정할 계획이어서 외환 매각이 속전속결로 끝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편, 감사원은 이날 재정경제부와 금융감독원, 외환은행에 직원 20명을 보내 본격적인 감사에 돌입했다. 이번 감사는 한달 정도 지속될 예정이며 외환의 국제결제은행(BIS)비율 조작 및 론스타에 대한 헐값 매각 의혹을 조사하게 된다. 검찰도 외환은행 헐값 인수 의혹사건을 대검중수부에 배당했다.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은 “사안의 중대성과 서울중앙지검에 수사인력이 모자라는 점 등을 감안해 중수부에서 수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검 중수부는 감사원 감사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본격적인 수사에 나설 방침이다. 현재 검찰에 고발 또는 수사의뢰된 론스타 관련 의혹은 모두 4건이다. 지난해 9월 투기자본감시센터는 김진표 교육부총리(전 재정경제부 장관)와 이강원 전 외환은행장 등 외환은행 임원 20명을 검찰에 고발했으며, 지난해 10월과 올해 2월, 국세청과 금융감독위원회는 각각 탈세와 외환관리법 위반 혐의로 론스타 임원들을 고발 및 수사의뢰했다. 또 국회 재정경제위원회는 지난 7일, 외환은행이 론스타에 매각되는 과정에서 자기자본비율이 조작되고 당시 은행장 등 고위 임원들이 매각에 기여한 대가로 거액의 퇴직금을 받은 의혹이 있다며 대검에 고발장을 냈다.김성재 김태규 기자 seong68@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