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국민은행과 외환은행 대주주인 론스타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공동으로 기자간담회를 열어 외환은행 매각 진행 상황과 향후 계획 등을 밝히기로 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날 간담회에서 국민은행이 외환은행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는 사실이 공식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기자간담회는 국민은행측에서 강정원 행장과 김기홍 수석부행장, 론스타측에서 엘리스 쇼트 본사 부회장과 유회원 한국대표가 참석할 예정이며 각사 대표가 모두발언을 한 뒤 기자들에게 질문을 받는 순서로 진행된다.
강 행장은 기자간담회에 앞서 이날 오전 행내 방송을 통해 "외환은행 지분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확인하고 "이로써 국민은행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뱅크로 본격적인 여정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그동안 KB국민은행은 국민.주택.장기신용.대동.동남은행 및 국민카드에 이르는 다양한 합병 과정을 거쳐 합병은행의 고충을 잘 알고 있다"며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원숙한 자세를 가져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강 행장은 또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외환은행 인수과정에서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면서 "국내에서 두 은행을 따로 운영하는 것은 인수에 의미가 없다"고 말해 통합 재편을 시사했다.
또 리처드 웨커 외환은행장도 비슷한 시각 행내방송을 통해 "전날밤 국민은행 선정을 통보받았다"고 전한 뒤 "매각후 1년간 독자적 자회사로 운영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날 국민은행과 론스타가 공식 발표에 나섬으로써 외환은행 지분매각 제한(Lock-up) 해제 시점부터 5개월여에 걸친 인수전이 95% 이상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협상대상자는 외환은행에 대해 사실상 독점적인 인수 협상을 진행하게 되며 최종 인수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물론 국민은행과 론스타가 세부 협상에서 난항을 겪을 경우 우선협상대상자가 이후 바뀔 수 있는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외환은행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국민은행은 앞으로 외환은행에 대한 정밀실사에 착수해 이를 바탕으로 론스타와 최종적인 가격협상을 벌이게 된다.
가격협상이 타결되면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매각대금을 지급하면 거래가 종결된다.
최종 계약과 동시에 금융감독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매각 대금이 실제로 론스타에게 건네지기까지 최소 2~3개월의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이지만 여타 상황에 따라 일정이 다소 지연될 수도 있다.
한편 이번 인수전에서 국민은행과 치열한 경합을 벌인 하나은행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며 내부 추스리기에 나섰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그동안 제일, 한미은행 등 국내 은행 인수합병(M&A) 건이 등장할 때마다 빠짐 없이 손을 대며 실패의 쓴 잔도 많이 맛봤다"면서 "실망하지 않고 다른 M&A 건으로 활로를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DBS 인수를 지지해온 외환은행 노동조합은 국민은행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자 '최악의 결과'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노조는 이날 성명을 통해 "금융감독위원회가 DBS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전에 사실상 탈락시키는 내용의 발표를 한 것은 론스타를 서둘러 내보내기 위해 스스로 존립 근거를 무시한 행위"라고 비난했다.
박용주 기자 speed@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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