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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3.23 21:06 수정 : 2006.03.23 21:06

통화정책 밝은 ‘한은맨’ 금리 올릴지 시장 촉가

이성태(60) 한국은행 부총재가 앞으로 4년간 통화정책을 이끌 새 한은 총재로 결정됐다. 청와대 인사추천위원회는 이 부총재를 박승 총재 후임의 23대 한은 총재로 내정했다고 23일 발표했다. 이 신임 총재는 28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새달 초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이 신임 총재 내정자는 차기 총재 하마평이 오를 때부터 금융권은 물론 관계·학계의 관심을 받아왔다. 그가 총재 임명권자인 노무현 대통령의 부산상고 2년 선배라는 점이 유리하게 작용할지 아니면 ‘역차별’의 희생자가 될지 세간의 관심이 쏠렸다. 최근 금융권에 부산상고 출신이 두드러진 약진을 보이면서 ‘지역안배’ 차원에서 다른 인물이 선임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왔지만, 노 대통령은 “부산상고 출신이라고 해서 역차별받아서는 안 된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총재는 1968년 한은에 입행해 40년간 통화정책의 핵심부서들을 거친 정통 ‘한은맨’이다. 자금부 조사역으로 시작해 자금부 부부장·조사부장·조사국장을 거쳐 2004년 부총재에 올랐다. 평소 통화정책 관련 통계를 줄줄 외는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으며, 원칙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내린다는 게 주위의 평이다. 강직한 선비형 소신과 고집은 장점이면서 때로 단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한은의 독립성을 지키면서도 정부와 원만한 협조를 이끌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총재 내정 직후 소감과 통화정책의 방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직 할 말 없다”며 돌아선 것도 그의 원칙을 강조하는 소신이 묻어나는 모습니다. 이경식·전철환·박승 총재 등 90년대 중반 이후 외부 인사이거나 한은 출신이라도 오랫동안 한은을 떠났던 인사가 총재직을 맡아와, 순수 한은 출신이 총재직에 오르는 것은 19대 김명호 부총재 이후 이 부총재가 처음이라는 점도 한은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이 부총재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 그 어느 때보다 많다. 박승 총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저금리 정책기조를 바꿔 올해까지 세차례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부동산값이 들썩이는데다 경기회복 기미가 뚜렷하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미국의 금리인상 행진이 아직 완전히 끝나지 않았고, 일본·유럽도 금리인상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어, 신임 한은 총재가 앞으로 금리를 또 올릴 것인지에 대해 시장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러나 금리를 올릴 경우 불씨가 살아난 국내 경기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어, 신임 총재의 결정은 간단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성진 삼성투신 채권팀장은 “예측 가능한 통화정책과 정치논리에 휘둘리지 않는 소신으로 시장의 불안감을 줄여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성재 기자 seong6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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