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고위인사 계좌 추적 병행도 검토
`금융권 마당발' 김재록(46ㆍ구속) 전 인베스투스 글로벌 대표의 대출 로비 의혹과 관련해 시중은행 실무자들이 이르면 다음 주 검찰에 줄소환될 전망이다. 김씨의 기업 인수 및 금융권 대출 로비 의혹을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는 25일 김씨가 시중 은행에서 825억원의 대출을 성사시키는 과정에 금품로비가 있었을 개연성이 있다고 보고 이 부분을 집중 조사 중이다. 검찰은 대출 과정의 비리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이르면 다음 주부터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실무진을 불러 대출 경위를 조사하고 필요하다면 수사 범위를 은행 간부들과 경제부처 전ㆍ현직 고위 관료들 쪽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5월 쇼핑몰 운영업체 S사로부터 금융기관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청탁을 받고, 이 업체가 발행한 자산유동화채권 500억원의 지급보증을 우리은행에서 받아 하나은행에서 500억원을 대출받을 수 있도록 했다. 김씨는 또 한달 뒤인 6월께 경기 부천의 쇼핑몰 업체 부탁을 받아 우리은행에서 325억원을 대출받도록 도와준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김씨가 이처럼 한달여 남짓한 기간에 쇼핑몰 업체 2곳에 825억원에 달하는 대출을 성사시킨 것과 관련, 해당 은행들의 최고위 인사나 정ㆍ관계의 지원이 있었는지를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검찰 관계자는 "대출 알선료 명목으로 14억5천만원을 받은 데다 실제 대출도 이뤄진 만큼 경위가 적절했는지를 조사할 방침이다. 필요하다면 관련자 소환도 검토하고 있다"며 조만간 은행 실무진을 소환할 계획임을 피력했다. 검찰은 대출 과정이 부적절했다고 판단될 경우 대출 결정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인사들과 주변 사람들의 계좌를 추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한편 검찰은 김씨가 금융계 일각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외환은행 헐값매각에도 관여했다는 소문에 대해서도 자체 수사 중인 `론스타 사건'과 병행해 사실관계를 확인할 계획이다. 금융권에서는 김씨가 구속된 뒤 2003년 외환은행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일 때 마땅한 인수자가 없자 김씨가 여러 방면으로 접촉을 시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광철 기자 minor@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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