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3.27 17:46
수정 : 2006.03.27 17:46
생생 투자칼럼
올해 들어 국내 주식시장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주식형 펀드로 들어오는 돈이 줄고 있다고 한다. 반면, 해외 뮤추얼펀드에 투자하는 자금은 크게 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해외시장에 투자한다는 것은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일이었지만, 이제는 펀드에 투자하는 사람이라면 한 두 개 이상의 해외펀드에 투자하고 있을 만큼 흔한 일이 됐다.
규모 면에서 볼 때 세계 금융시장에서 국내시장의 비중은 약 1% 수준에 불과하다. 실제로 우리의 포트폴리오에 해외펀드를 추가하게 되면서 국내펀드에만 투자했던 시절보다 더 많은 투자기회가 생겼고, 그만큼 효율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아직도 해외펀드가 낯선 투자자가 많다. 해외펀드에 투자하려면 국내펀드와는 다른 두 가지를 꼭 알아둬야 한다.
우선, 국내 주식형 펀드는 매매차익에 대한 세금이 없지만, 해외 주식형 펀드는 세금을 내야한다. 세금 면에서 볼 때는 국내펀드가 유리하지만, 세금보다는 투자이익이 우선이다. 해외펀드에 분산 투자하면 더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지, 또는 위험을 줄일 수 있는지 먼저 따져보는 게 합리적이다.
두번째로, 해외펀드는 외화로 투자하기 때문에 펀드의 기대수익률 외에 환율문제를 고려해야 한다. 최근 달러 약세가 재현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900원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투자자로서는 환율하락 위험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환율하락 위험은 선물환 매도계약을 통해 제거할 수 있다. 즉, 일정기간 뒤에 자신이 팔 환율을 미리 확정해놓으면, 환율 하락에 따른 위험을 피할 수 있는 것이다.
해외펀드에 투자되는 대표적인 통화는 미 달러화, 유로화, 일본 엔화 등이다. 일반적으로 선물환율은 두 나라의 금리차에 의해 결정되는데, 우리나라보다 금리가 낮은 일본과 유럽연합은 선물환율이 현물환율보다 높게 형성된다. 반면 미 달러화는 선물환율이 현물환율보다 낮다. 예를 들어, 유로화로 투자하는 펀드에 가입하면서 오늘 1유로를 1170원에 사면, 1년 뒤에 1유로를 1180원에 팔 수 있는 선물환 계약을 맺을 수 있다. 환 위험도 제거하고, 추가적으로 1유로당 10원의 환차익을 확정할 수 있다. 같은 방법으로 일본 엔화 역시 약 30원 정도의 선물환 이익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미 달러화의 경우에는 약 10원 정도의 선물환 손해가 생긴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 하락위험을 제거하기 위한 비용으로 생각할 수 있다.
유로화 환율은 2005년 초 1380원 수준에서 1년 만에 1170원 수준으로 원화 대비 15% 하락했다. 같은 기간 동안 ‘이머징유럽 펀드’에 가입한 많은 고객들이 1년 만에 100%의 수익을 내고 펀드를 환매했는데, 유로화 환율 하락의 영향으로 원화로 환산한 수익률은 70%에 불과했다. 하지만 미리 선물환계약을 체결했던 대부분의 고객들은 100%의 이익을 고스란히 챙겼다는 사실을 기억해 두자.
김형철/KB국민은행 청담PB센터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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