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4.02 22:12
수정 : 2006.04.02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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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서울 태평로 대한상의 지하2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신한-조흥 통합은행 출범식에서 신상훈 통합은행장(가운데)이 이건희 신한 노조위원장(맨 왼쪽)·박충호 조흥 노조위원장 직무대행과 함께 손을 들어올리고 있다. 신한은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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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지카드 인수전 등 우리-하나 대반전 노려
전산통합 안돼 인터넷뱅킹 등은 당분간 ‘따로’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이 합친 ‘통합신한은행’이 지난 1일 공식 출범함에 따라 시중은행의 국내시장 쟁탈전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옛 조흥·신한은행 고객들은 전산통합이 완료되는 올 연말이나 돼야 두 은행 창구와 인터넷 등에서 완전히 동일한 거래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한 굳건한 2위…“경쟁 더 치열해 질 것”= 통합신한은행은 총자산 163조원(신한 90.6조원+조흥 72.7조원)에 직원 1만3700명, 지점 962개를 보유한 명실상부한 2위 은행으로 자리잡게 됐다. 올해 총자산 197조원에 직원 2만4천명, 점포 1097개의 국민은행이 자산 72조원의 외환은행 인수에 성공한다면 다시 격차는 벌어지겠지만, 지금으로선 1위권에 바짝 따라붙은 셈이다.
3~4위의 우리은행(총자산 140조원)과 하나은행(총자산 106조원)과의 격차는 크지만, 엘지카드를 누가 인수하느냐에 따라 판도는 다시 뒤바뀔 수 있다. 이 때문에 4개 주요 시중은행의 국내시장 쟁탈전은 더욱 불꽃이 튈 것으로 보인다. 올들어 4개 은행은 이미 중소기업 대출시장에서 대전을 치르고 있는 중이다.
시장에서는 이미 “조만간 ‘빅2’ 또는 ‘빅3’ 은행만이 살아남을 것”이란 전망이 현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외환은행 인수에 일단 실패한 하나금융지주는 엘지카드 인수에 나서 재기를 노리고 있고, 신한과 우리의 엘지카드 인수 다툼도 물밑에서 이미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황영기 우리은행장은 “외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국민이 절대강자로 나선다면 다른 은행들도 추가적인 인수·합병으로 몸집불리기에 나서 이에 맞서는 현실이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합은행, 고객 불편은 없나= 공식 통합으로 3일부터 두 은행은 ‘신한은행’으로 고객을 맞게 되지만, 아직 전산통합이 완료되지 않아 일부 거래는 제한된다. 전산통합은 연말께나 끝날 예정이다.
우선 두 은행의 인터넷뱅킹은 당분간 따로 운영되기 때문에 고객들은 애초 거래하던 은행의 인터넷사이트 계좌를 통해서만 조회와 거래를 할 수 있다. 에이아르에스(ARS) 서비스와 폰뱅킹도 마찬가지다. 기존 가입고객의 경우 서비스를 계속 이용하기 위해 별도로 등록을 할 필요는 없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오는 10월 말께나 단일한 인터넷뱅킹·폰뱅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각 은행의 고객들은 상대방 은행 창구에서도 입·출금 거래를 그대로 할 수 있지만, 신규 대출 거래는 할 수 없다. 기존 대출금의 원금 상환과 이자 납부는 양쪽 어느 은행 창구에서도 가능하다. 또 조흥 고객이 신한 고객에게 송금할 때 수수료는 없다. 두 은행의 우수고객인 ‘탑스클럽’ 고객도 당분간은 기존에 거래하던 쪽에서만 우대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두 은행 통합으로 신한은행은 단일 은행 영업점으로는 최대 규모의 지점을 탄생시키는 기록도 세웠다. 통합에도 당분간 인원감축·점포 통폐합을 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신한은행 인천국제공항 지점에는 무려 114명의 두 은행 직원이 그대로 근무하게 됐다.
안창현 김성재 기자
bl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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