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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4.03 18:40 수정 : 2006.04.04 13:17


생생 투자칼럼

얼마 전 핸드폰 핵심기술을 국외로 팔어넘기기 직전에 잡힌 연구원에 관한 뉴스로 떠들썩한 적이 있었다. 재무설계를 업으로 하는 필자에게는 다른 무엇보다도 이런 대목이 눈길을 끌었다. “조사 결과 1억원 가량의 개인 빚을 지고 있던 이씨는…”

평범한 개인에게 1억원은 감당하기 어려운 빚이다. 한 고객은 10여년 전 사업실패로 진 1억원을 갚느라 7년을 고생했다고 한다. 사업실패로 가정이 깨지는 사례가 많다. 돈 그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돈과 관련한 사람관계가 더 문제이기 때문이다.

한번은 대기업의 노무담당 이사를 만났다. 자산가들뿐만 아니라 봉급생활자들에게도 재무설계가 필요하다는 설명을 하는데, 그분은 뜻밖의 반응을 보였다. “노무관리 입장에서도 필요한 일이겠군.”

노사대립이 팽팽하게 대립할 때 간혹 노동조합도 감당하기 어려운 돌발사태가 벌어진다고 한다. 경험상 그 개인의 가정 재무상태가 궁지에 몰린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돈을 다루는 부서 직원들은 평소 개인의 재무상태가 불안하지 않도록 배려해 줄 필요가 있다는 얘기도 했다.

실제로 그런 뜻에서 직원들의 재무상태를 고려하는 경영자들이 있다. 얼마전 한 기업체 사장이 직원들 재무상담을 의뢰한 적이 있다. 직원의 가정 재무상태에 따라 보직배치에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빚이 많은 직원은 금융사고가 날 수 있는 보직은 피하고, 열심히 일해 성과급을 많이 받을 수 있는 부서에 배치하겠다는 것이다. 반면 가정 재무상태가 튼튼한 직원은 안정성이 요구되는 보직을 주겠다고 했다.

문제의식은 충분히 이해가 되는 대목이지만, 고객이 동의하지 않는 한 개인의 재무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대신 재무설계 업계의 기본정신을 설명하는 것으로 마무리지었다. “우리는 고객을 부자로 만들어 드릴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고객이 가난뱅이가 되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금융기관들이 높은 투자수익율을 올리는 경우를 본다. 그러나 재무설계 관점에서는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실패한 경험이 없어야 한다. 고객 10명에 대한 평균 투자수익율이 20%라는 것보다, 10명 모두 6% 이상의 투자수익을 올렸다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화려한 투자수익율 뒤에 숨겨진 몇몇 실패한 투자에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가정에게는 그것이 삶의 전부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 들어 뜻있는 기업들이 직원들의 개인재무에 대해 관심을 보이는 경우를 종종 경험하게 된다. 직원들에 대한 교양교육으로 재무전문가를 초청하는 경우도 있고, 언제든지 상담을 할 수 있도록 재무 전문가들과의 접촉 창구를 개설하는 기업들도 있다.

예전처럼 평생직장으로 근무하다 두둑한 퇴직금을 받는 경우는 많지 않다. 퇴직금을 매년 지급하는 회사도 많다. 그런데 퇴직 후 살아야 할 노후는 길어졌고, 사회의 공적부조는 아직 미흡하다. 젊어서부터 스스로 자신의 장기 재무설계를 짜야한다. 그런 차원에서 기업은 직원들의 가정재무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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