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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대출금리 6%대로 |
2004년 이후 최고…대기업과 격차 더 커져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양쪽에 대한 은행 대출금리마저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가계 대출 금리보다 더 높은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어, 중소기업의 ‘돈가뭄’이 점점 심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 중 신규취급액을 기준으로 한 중소기업 대출금리(이하 가중평균금리)는 연 6.07%로 전월보다 0.11%포인트 뛰었다. 중소기업 대출금리가 6%대로 올라선 것은 2004년 이후 처음이다. 반면 대기업 대출금리는 연 5.41%로 전월보다 0.03%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대출금리 격차는 0.66% 포인트로, 전월의 0.58% 포인트보다 더 벌어졌다.
과거 외환위기 이전에는 중소기업에 대한 각종 정책금융 지원으로 중소기업 대출금리가 대기업보다 훨씬 낮았으며, 저금리기조에 접어들기 시작한 2000년에도 중소기업 대출금리가 연 7.95%로 대기업의 8.75%보다 낮았다. 2001년에는 중소기업이 연 7.38%, 대기업이 7.69%로 격차가 좁혀진 뒤, 2002년에는 중소기업이 6.56%, 대기업이 6.17%로 처음 역전됐다.
이런 현상은 대기업의 경우 구조조정을 통해 부실기업들이 정리·퇴출되면서 대출금리가 낮아졌지만, 중소기업은 상대적으로 대출위험도가 높은 고객으로 분류돼 금리가 높게 적용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2003년까지만 해도 가계대출금리보다 낮게 유지됐다. 그러나 2004년에는 중소기업 대출금리가 연 5.97%였던 것에 비해 가계대출금리는 5.88%로 역전됐다. 올해 2월에는 가계대출금리가 연 5.71%(전월 대비 0.02% 상승)로 중소기업 대출금리와의 격차가 0.36%포인트차로 벌어졌다. 가계대출금리는 은행간 대출경쟁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떨어진 반면, 보증 및 신용 대출금리가 오르면서 전월에 비해 소폭 상승했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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