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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4.11 14:15 수정 : 2006.04.11 14:53


금값 상승세가 장난이 아니다. 미국시각으로 10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6월 인도분 금 가격은 전날보다 1.5%(9.1달러)오른 온스당 601.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는 온스당 602.8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 12월1일 온스당 500달러를 돌파한 지 4개월여만에 다시 600달러 고지를 넘은 것이다. 금값이 온스당 600달러대에 이른 것은 25년여만의 일이다.

금값은 왜 이렇게 오를까? 외신은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격설로 국제유가가 오르고, 그것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워,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를 높였다고 설명한다. 단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인플레이션 우려가 금값을 끌어올린다는 설명이 적절하다. 그러나, 시야를 넓혀서 보면, 금값 상승의 핵심 원인은 기축통화인 달러의 가치에 대한 불안심리의 반영이다.

달러가치는 2001년 이후 유로나 엔에 비해 많이 떨어졌지만, 아직도 견조한 편이다. 만약 다른 나라가 미국처럼 대규모 쌍둥이 적자(재정수지 적자 + 경상수지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면, 외국 투자가들은 그 나라의 화폐를 이미 닥치는 대로 내던졌을 것이다. (요즘 아이슬란드에서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 달러가 아직 견디고 있는 것은 미국에 수출을 해야 경제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는 아시아국가들이 열심히 달러로 표시된 미국의 자산을 사면서 달러를 미국에 공급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아시아국가들이 미국 채권에 계속 투자하도록, 2004년6월부터 금리를 쉼없이 올려주고 있다.

하지만, 근원적으로 미국의 쌍동이 적자가 해결되지 않는 한, 달러의 가치가 유지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미국이 경기둔화를 우려해 더는 금리를 올리지 않을 때, 그때도 아시아국가들은 미국의 달러 자산을 계속 살 것인가? 언제, 그것이 한계에 이를 것인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그러나, 눈치빠른 이들은 그런 상황이 벌어지기에 앞서 준비를 한다. 그런 행동이 바로 금을 사두는 것이다. 달러가치가 떨어지더라도, 전 세계적인 금융불안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가치를 보존하는 것이 금 아니던가?

여기 하나의 그래프가 있다. 1994년부터 2004년까지 미국의 재정수지와 금값(런던시장)의 추이를 나타낸 것이다. 그래프는 미국의 재정적자가 커질 때 금값이 오르고, 미국 재정적자가 줄어들 때 금값이 떨어진다는 것을 한눈에 보여준다.

'오마하의 현자'라고 불리는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워렌 버핏은 이미 2002년부터 달러를 파는 거래를 시작했다. 투자의 귀재인 그도 그동안의 생애에서 한번도 하지 않은 일이었다. 버핏이 얼마나 벌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없다. 아마도 2005년중에 그는 달러 매도를 통해 손실을 입었을 지도 모른다. 달러값은 여전히 견실한 편이다.

그러나 미국 쌍둥이 적자의 쉼없는 확대를 목격하는 이들에게는 금값이 이렇게 오르는 것이 조금도 이상하게 보이지 않는다. 그들은 이런 신호를 읽고 있다. "금을 사라, 달러가치는 결국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 물론 원화로 금을 사두는 투자가 현명한 지는 의문이다. 달러가치가 떨어질 때 원화값은 오르므로, 원화로 표시한 금값에는 달러표시 가격만큼 큰 변동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금은 살 때와 팔 때, 가격차가 너무 크다. 금을 사기보다는 달러 풋옵션을 매수하는 편이 나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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