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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5.10 19:28 수정 : 2006.05.10 19:28

재계 “한계수준…정부 대책 절실”
당국 섣부른 개입 도움 안돼…속도 완화 가능성도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를 지속하며 우리 경제에 갈수록 불안감을 더해주고 있다.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8일에 이어 다시 달러당 930원 밑(종가기준)으로 떨어졌다. 속수무책으로 떨어지는 환율 때문에 수출기업들의 채산성 악화는 심해지고 있다. 경제단체장들은 이날 모임을 갖고 정부에 적극적인 환율 안정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환율 급강하에 기업들 “정부가 손 써달라”=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원 낮은 달러당 929.0원으로 장을 시작해 장중 한때 934.7원까지 상승하며 반등을 시도했다. 그러나 글로벌 차원의 달러 약세(원화가치 상승)에 대한 불안심리로 인해 달러 물량이 쏟아져 나오면서 전날보다 2.4원 낮은 929.6원으로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4월초 달러당 960원대에서 한달여만인 이달 3일 930원대까지 곤두박질쳤다. 환율이 이렇게 급락하자 수출기업들의 비명은 더욱 커져가고 있다. 대부분 업종에서 환율이 수출기업들의 손익분기점을 밑돈지 이미 오래다. 산업연구원의 최근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수출 중소기업의 손익분기점 환율은 달러당 1012원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0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제조업 전체의 손익분기점 추정환율은 953원이라고 주장했다.

재계·기업을 대변해 온 대한상공회의소·전국경제인연합회·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한국경영자총협회·한국무역협회 등 경제 5단체는 이날 아침 긴급 모임을 갖고, 환율 안정과 수출기업 지원을 촉구하는 대정부 건의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최근 환율하락 속도는 수출기업이 감내하기 어려운 한계수준”이라며 “정부도 기업의 안정적 성장과 글로벌 역량 강화를 위해 대책을 강구해달라”고 요구했다. 유창무 무역협회 부회장은 “최근 중소기업 대상 설문조사를 보면 손익분기점인 원-달러 환율은 983원 정도”라며 “정부가 가능한 대책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환율하락 속도 늦출 수 있을까?=원-달러 환율이 거침없이 떨어지고 있지만 정부와 외환당국은 뾰족한 대응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최근 환율하락이 기본적으로 미국 달러화 약세에 의한 것이어서, 추세적인 환율하락을 막기 위해 섣불리 시장개입(달러매입)을 시도하는 것은 투기성 거래자들에게 이득을 줄 뿐이라는 우려때문이다. 노상칠 국민은행 외환시장팀 과장은 “최근에는 한국은행의 시장개입(달러매입)이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환율이 최근들어 더욱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지만 앞으로 속도가 약간 누그러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지난 1분기 경상수지가 적자를 보인데다 외국인 주식투자자금도 일부 빠져나가고 있어 시장에 넘쳐나던 달러가 어느 정도 줄어들 것이란 예상이다. 황동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달러화 약세에 대한 기대가 워낙 커 환율 하락을 뒤집을 만한 요인은 없다”면서 “하락압력이 더 크지만 급락속도가 조절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경제연구소도 “이미 원-달러 환율이 엔-달러 환율에 비해 지나치게 하락한데다 원화절상에 따른 무역흑자 감소가 나타나면서 점차 환율하락 압력은 약해질 것”이라며, 연평균 환율 960원선을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로 제시했다. 전영재 수석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유가상승에도 우리 경제가 아직 큰 충격을 보이지 않는 것은 유가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인데다 원화절상(환율하락)으로 고유가 효과가 일부 상쇄됐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환율이 900원대로 하락한다면 하반기에 성장세 둔화가 가속되면서 연간 성장이 4%에 그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김성재 임주환 기자 seong6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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