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5.23 19:32
수정 : 2006.05.23 19:32
환전가능 은행 국외지점 확대
원화 국제화폐 영향 넓힐 목적
국내 은행들이 국외지점에서 원화를 외화로 또는 외화를 원화로 바꿔주는 환전업무를 대폭 확대하거나 새로 시작하는 등 ‘원화 국제화’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는 외국에서 우리돈의 영향력을 키우려는 정부의 ‘원화 국제화’ 방침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서, 우리 교민이나 유학생, 여행객들도 당장 국외에서 돈을 바꾸기가 한결 편리해질 것으로 보인다.
외환은행은 23일 “지금껏 일본 도쿄지점과 오사카지점에서만 취급하던 원화 환전업무를 이달 말부터 국외 6개 지점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추가되는 곳은 자이툰부대가 주둔한 이라크 아르빌지점과 홍콩지점, 필리핀 마닐라지점, 프랑스 파리지점 등이다.
지금껏 원화환전을 해주는 국외지점이 없었던 우리은행도 다음달부터 국외 환전업무를 시작한다. 6월1일부터 미국 현지법인인 우리아메리카은행의 뉴저지 메인스트리트지점, 뉴욕 브로드웨이지점 등 7곳과 도쿄지점에서 원화 환전을 시작한다. 올해 하반기까지는 홍콩, 싱가포르, 런던, 베트남 하노이와 호치민, 중국 상하이, 인도네시아 등에서도 환전업무를 시작하기로 했고, 뉴욕, 로스앤젤레스, 바레인지점 등도 검토 중이다. 뉴질랜드 오클랜드 지점에서만 원화 환전을 하고 있는 국민은행도 조만간 도쿄지점에서도 환전업무를 시작한다.
각 은행 국외영업본부 관계자들은 “재정경제부의 요청을 받긴 했지만, 최근 국외 환전 수요가 꾸준히 증가해 우리도 원화국제화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다”는 반응이다. 다만 원화 수요가 급격히 늘어날 요인이 없어, 당장 원화 국제화에 큰 효과를 내는데는 한계가 있을 전망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환전 업무는 서비스 차원이고, 수익을 내는 것은 기대하지 않는다”면서 “일단 수요가 어느 정도 되는지 흐름을 지켜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재경부는 지난 4월 외국환거래규정을 개정해 외국 금융기관과 현지교포의 원화 환전거래를 허용했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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