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일께 태그얼롱 권한 행사 여부 결정
수출입은행이 지난 1999년부터 사들인 외환은행 지분을 최근 되파는 과정에서 최대 3천800억원 가량의 매각차익을 올리는 대박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수출입은행이 사상 최대 규모의 흑자를 기록한 지난해 순이익이 2천245억원이었음을 감안하면 이번 외환은행 지분 매각으로 거의 2년치 돈벌이를 한꺼번에 하는 셈이다.
5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최근 외환은행의 대주주인 론스타의 콜옵션(7.62%)에 응한 수출입은행이 나머지 지분 6.25%에 대한 태그얼롱 권한까지 행사하면 모두 3천783억원의 매각익을 올린다.
태그얼롱이란 론스타가 국민은행에 외환은행 지분을 판 것과 같은 조건으로 수출입은행이 자신의 주식도 팔아달라고 론스타에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이사회 회의를 거쳐 오는 12일께 태그얼롱 권한 행사 여부를 공식적으로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해 태그얼롱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수출입은행이 태그얼롱 권한을 행사하게 되면 8천182억원을 투자해 보통주 4천30만주와 우선주 8천만주를 사들여 6년여 만에 47% 정도의 수익률을 거두게 되는 것이다.
수출입은행은 지난 2000년12월 주당 5천원에 8천만주의 우선주를 사들인 이후 2003년10월 이중 3천100만주를 주당 5천400원에 매각, 123억원(각종 비용 제외)을 벌어들였다.
또 최근에는 론스타의 콜옵션에 응해 주당 8천487원에 나머지 4천900만주를 매각, 1천714억원의 매각익을 기록해 보유하고 있던 우선주 8천만주를 매각하면서 1천837억원의 이익을 본 것으로 집계됐다.
주당 5천원에 매입한 주식임을 감안하면 주당 3천487원의 매각이익이 발생한 셈이다. 또 수출입은행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보통주 4천30만주에 대해 태그얼롱 권한을 행사하면 주당 평균 1만373원에 매입한 것을 1만5천200원에 팔 수 있어 다시 1천946억원의 매각익을 거둘 수 있다. 수출입은행은 1999년4월 67만2천주를, 1999년8월에 13만4천주를 각각 주당 5천원씩에 사들였지만 2002년12월 감자 과정을 거치면서 보유지분이 4천30만주로 줄어들고 매입단가는 1만373원으로 올라갔다. 박용주 기자 speed@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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