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낮은 부동산 자산 지나치게 선호
개인들의 부채상환 능력이 선진국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등 실물자산에 대한 과도한 선호가 이같은 차이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005년말 기준 개인의 금융자산은 1천393조원으로 개인의 금융부채인 602조원 대비 2.31배를 기록했다.
이같은 수치는 일본.미국.영국 등 주요 선진국에 비해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경우 금융자산이 1천491조엔으로 금융부채인 344조엔 대비 4.33배 수준에 달했다.
미국은 금융자산이 37조9천295억달러로 금융부채인 11조7천517억달러 대비 3.23배, 영국은 금융자산이 3조4천462억파운드로 금융부채인 1조1천870억파운드 대비 2.90배로 역시 한국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었다.
금융부채 잔액 대비 금융자산 비율이 낮다는 것은 통상적으로 개인의 부채상환 능력이 약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금융자산이 많으면 더 많은 유동성이 확보되기 때문에 유사시에 부채를 상환할 수 있는 능력이 더 좋기 때문이다.
또 우리나라 사람들이 선진국들에 비해 금융자산을 더 선호하지 않는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 . 선진국에 비해 개인들이 더 많은 자산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금융자산에 비해 실물자산이 많으면 해당 비율이 낮게 측정될 수 있다. 한은 관계자는 "한국의 개인들은 은행에서 자금을 빌려 대부분 부동산 등 거액의 실물자산을 구매하려하기 때문에 금융부채 잔액 대비 금융자산 비율이 선진국에 비해 낮은 경향을 띤다"며 "자산이 많다 하더라도 유동성이 금융자산에 비해 떨어지는 실물자산에 집중하면 신용 위험도도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의 개인들은 금융자산 중 현금.예금 비중이 48.6%를 차지할 만큼 금융자산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경향을 보였다. 지난해말 기준 전체 금융자산 중 주식이 18.9%, 채권이 9.3%로 유가증권 비율이 29.7%에 불과했다. 금융자산 중 보험 비중은 21.6%로 나타났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불패 신화가 굳어지면서 개인들이 부동산 자산에 대해 매우 높은 비중을 두고 있는 데 비해 금융자산에 대한 선호도는 떨어지고 있다"며 "부동산 자산을 공격적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금융자산에서는 유가증권에 비해 현금 비중을 높이는 등 위험을 다소라도 회피하려는 성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박용주 기자 speed@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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