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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7.05 19:36 수정 : 2006.07.05 19:36

골드만삭스, 환율·금리 파생상품 판매계획
메릴린치, 소매금융 포함 은행업 진출 검토
스탠다드차타트, 대부업체 등록 틈새 노려
ING·JP모건 등 7개사 자산운용업 신청 준비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금융사들이 신규 사업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 금융시장은 다른 아시아 나라에 비해 개방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자본시장통합법 제정을 앞두고 은행과 보험·증권 등을 아우르는 복합상품 구성도 쉬워지는 추세라 향후 중국 등을 염두에 둔 ‘테스트 마켓’으로서의 가치도 크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27일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은행업 인가를 받아 한국에 골드만삭스인터내셔널은행 지점을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골드만삭스는 이 지점이 일반은행과 같은 소매금융이 아니라 기업을 대상으로 외환·금리 상품과 관련 파생상품 영업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객들에게 환율 리스크 관리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마이클 에번스 골드만삭스 아시아 회장은 “서울이 동북아 금융허브로 부상하는 시점에 한국시장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메릴린치도 한국에서 은행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메릴린치는 중장기적으로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소매금융 분야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실현될 경우 국내 은행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은행과 증권을 아우르는 메릴린치의 ‘토털서비스’ 때문이다. 메릴린치는 스위스와 아일랜드에서만 일반 은행업을 하고 있다.

아직까지 국내 진출한 외국계 경영 은행 가운데 씨티은행과 HSBC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외환 관련 상품 등 기업금융이 주력 분야다. 그러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외국계 업체들은 더욱 다양한 상품으로 수익성을 높이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일부 업체들은 급성장하는 캐피탈이나 대부업까지도 활동 범위를 넓힌다.

SC제일은행의 대주주인 스탠다드차타드그룹도 한국PF금융이라는 대부업체를 설립해 서울시에 등록을 마쳤다. 외국계 금융사의 특성상 지주회사 내 경영 분리가 철저해 위험도도 높지 않고, 일본계 대부업체 등이 이 시장에서 엄청난 성공을 이룬 바 있기 때문이다. 한국PF금융은 기존 대부업체보다 낮은 금리 30~50%대의 상품으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기는 어렵지만 사채업자에게까지 갈 필요는 없는 ‘틈새고객’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고령화 시대를 맞아 퇴직연금 시장 등을 노리고 자산운용업에 진출하려는 외국계 금융사들도 늘어나고 있다. ING그룹은 지난달 자산운용업 설립을 위한 예비인가를 금융감독원에 신청했고, 이밖에 제이피모건 등 4개사 가량이 자산운용업 신청을 준비중이다.

전문가들은 자본시장통합법 제정을 앞두고 외국계 금융회사들이 국내 자본시장을 선점하려는 발걸음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법의 취지는 규제를 완화하고 이를 통해 우리 금융회사들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도록 하려는 것이지만, 국내 금융회사들이 제대로 준비하지 않을 경우 열매는 오히려 외국계 회사들이 거둬갈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의 김우진 연구위원은 “자본시장통합법 이후 국내 금융회사들이 재빨리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오히려 골드만삭스나 제이피모건 등의 우월적 지위만 강화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수민 기자 wikk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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