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7.12 18:24
수정 : 2006.07.12 18:24
호텔·할인점·해수욕장으로 찾아가는 서비스 앞다퉈
금융기관들의 고객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고객 곁으로 직접 찾아가는 금융서비스가 늘고 있다. 더 이상 앉아서 고객이 찾아오길 기다리던 시대는 지났다는 것이다.
삼성증권은 자산관리 서비스를 들고 호텔을 찾았다. 삼성증권은 12일 그룹 계열사인 호텔신라 5층에 ‘에프엔아너스 자산클리닉센터 겸 지점’을 신설했다. 주중에 시간을 내기 어려운 최고경영자나 호텔 장기투숙객, 국외 주재원 등 고액자산가들을 겨냥하고 있다. 365일 24시간 운영하는 파격도 선보였다. 우승택 호텔신라지점 센터장은 “4명의 베테랑 프라이빗 뱅커 등 모두 8명이 상주한다”며 “기존 고객뿐 아니라 다른 금융권 고객한테도 문호를 개방했다”고 말했다.
은행권도 앞다퉈 고객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3일부터 할인매장인 롯데마트 점포 4곳(롯데월드, 주엽, 중계, 영등포점 등)에 ‘금융코너’를 설치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금융코너는 주부들이 할인점을 많이 이용하는 시간대인 오후 3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된다. 은행 직원이 금융코너에 상주하고 있어 입·출금과 통장 개설 등 기본적인 은행 일을 볼 수 있다. 신한은행 개인영업추진부 관계자는 “일종의 작은 출장소 형태”라며 “장차 다른 롯데마트 매장으로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움직이는 은행’으로 은행업무용 특수차량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방카’라는 이름의 이 차량은 5억원짜리로 무궁화 인공위성을 이용해 현금 입출금, 계좌이체 등 은행 점포와 동일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방카는 휴가철을 맞아 오는 21일부터 다음달 15일까지 경포대 해수용장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국민은행은 지난 5월 서울 강남의 도곡렉슬 아파트에 ‘브이아이피(VIP) 센터’ 3호점을 여는 등 ‘틈새 맞춤형 점포’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5천~1만세대 아파트 단지 등 고객 규모가 어느 정도 돼야 센터를 열던 지금까지와 달리, 이번에는 2천세대 규모의 주상복합아파트 단지 속으로 깊숙이 들어갔다. 은행점포는 빌딩 1층에 있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상가 2층이나 4층에 점포가 들어가 있다. 특정계층의 주민들을 상대로 하기에 금융자산 관리 위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나은행의 서울 명동소호지점은 명동 상인들을 주로 상대한다는 특성 탓에 오후 2시부터 밤 11시까지 추석과 설날 이틀만 빼고 일년 내내 문을 연다. 국민은행 채널기획부 관계자는 “더 이상 앉아서 기다릴 수만은 없어 모든 은행들이 고객과의 새로운 접점을 개발하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안창현 김진철 기자
blue@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