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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 금융회사들은 유럽뿐 아니라 전세계를 상대하기 위한 전진기지로 세제나 규제조건이 유리한 룩셈부르크를 활용하고 있다. 사진은 금융회사들이 밀집한 룩셈부르크 시내 중심가인 루아얄 거리의 모습. 앞에 보이는 건물은 룩셈부르크에서 40여년 동안 프라이빗 뱅킹을 전문적으로 해 온 ‘크레디트뱅크’(Kredietbank Luxembourg) 본부인데, 이 은행은 650억유로 규모의 프라이빗 뱅킹 자산을 관리하는 벨기에 금융그룹 케이비시(KBC)의 자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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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특집: 특화전략이 돌파구
룩셈부르크 지난해 룩셈부르크의 1인당 국민소득은 6만9737달러, 10년 이상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인구 45만명에 경기도의 4분의 1밖에 안되는 크기지만, 2위인 노르웨이(5만4600달러)나 3위인 스위스(4만9300달러)을 멀찌감치 따돌린 채 독주하고 있다. 룩셈부르크의 풍요는 서유럽 중앙에 자리잡은 지리적인 장점과 국민 대다수가 2개 언어 이상을 사용할 정도의 우수한 노동력이 바탕이 됐다. 여기에 룩셈부르크 정부의 치밀한 전략이 더해져 부유함은 더 견고해졌다. 룩셈부르크 경제의 가장 튼튼한 버팀목인 금융산업은 선택과 집중을 통한 정부 전략의 결과물이다. 2005년 말 기준으로 룩셈부르크에는 155개의 은행과, 191개의 금융 중개회사, 57개 생명보험사, 34개 재산·상해보험회사, 273개의 재보험회사가 있다. 2091개 투자펀드에서 운용되는 1조5250억유로의 자산은 미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 규모다. 금융회사들은 국가 전체 노동인구의 12%를 고용한다. 국민총생산의 30%, 국가 세금수입의 40%, 외화 수입의 65%도 이들 몫이다. 현지 교민 최성호씨는 “룩셈부르크에 취직하려는 수요가 많아 출퇴근이 가능한 독일이나 벨기에, 프랑스 국경 인근의 집세와 땅값이 치솟기도 했다”고 말했다. 70년대 철강 기울자 금융 키우기로금융업종별 전문분야 육성 큰 성과
세제혜택 팍팍 규제는 최소화
정부 발빠른 정책입안 한몫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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룩셈부르크 증권시장은 낮은 부대비용과 원천징수 면제 등을 내세워 유로채권 발행시장을 장악하고 있는데, 지금도 유로채권의 70% 정도를 발행하고 있다. 룩셈부르크의 국제채권 발행규모는 연간 3조5천억유로 정도로 런던의 8배 수준이다. 1980년 후반부터는 ‘유럽 뮤추얼 펀드(UCITS)’ 발행사업이 또 다른 특화 분야로서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 이 펀드는 한 국가에서 등록되면 다른 유럽연합 국가에서 판매가 가능한 상품으로, 이 역시 정부는 법인세와 부가가치세를 면제해줬다. 룩셈부르크 경제개발부 다이엘 리버만 보좌역은 “최근 룩셈부르크 정부는 전통적인 은행업보다 펀드산업 쪽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배경에는 최근 거센 도전을 해오고 있는 아시아 신흥 금융센터에 맞서 펀드 산업의 고유한 입지를 지키려는 위기의식도 작용했다. 토마스 씰 펀드산업협회 회장은 “두바이나 싱가포르, 홍콩 등이 룩셈부르크를 벤치마킹해 더 나은 금융환경을 제공하고 있다”며 “과거와 같은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새상품 개발 등 틈새시장 개척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엔 펀드회사들에게 이상적인 펀드유통 모델을 제공하는 쪽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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