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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7.16 19:14 수정 : 2006.07.16 19:14

화섬·석유화학 영업이익 급감
항공업계 연료비 급상승 부담
중소수출업체 최악 위기 호소

원-달러 환율은 떨어지고 국제 유가는 연일 사상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업계 전반에 주름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환율 하락 등으로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온 수출 기업들은 하반기 들어 사상 최고의 고유가라는 악재를 만나 채산성이 더 나빠질 것을 걱정하고 있다. 유가에 가장 민감한 화섬 업체와 석유화학 업체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엘지화학, 호남석유화학, 한화석유화학 등 4개 상장 화학회사의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 정도 줄어들었다. 효성 관계자는“환율이라면 심리적 마지노선이라도 있지만 유가는 뾰족한 대응책을 마련하기 힘든 형편”이라고 말했다.

연료비 비중이 매출 원가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항공업계는 초비상이다. 최근 유류 할증료 도입에도 불구하고 큰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항공의 경우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르면 항공업계는 연간 400억원의 추가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운항시간을 단축시키는 새 항로를 개척하거나 물이나 잡지 같은 물품들을 항공기에 실을 때 최소화하는 경제운항 조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나쪽은 “나름대로 대비하고 있지만 채산성 악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환율, 유가, 원자재값 변동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온 수출 중소기업들은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김은종 동남실크 사장은 “석유에서 나오는 염료 가격 폭등으로 견직물 업계의 위기의식은 심각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김 사장은 “원료 값 상승은 물가를 압박해 임금 인상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며 “이 상태로 가면 진주에 있는 70개 견직물 업체 가운데 30%가 연말까지 문을 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터업체인 에스피일레멕의 김갑성 이사는 “플라스틱 사출물 자체를 전부 기름에서 뽑아 쓰는데, 원료를 주는 대기업들이 유가 상승분을 고스란히 원료 가격에 반영하고 중소기업에는 납품가격을 내려달라고 한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체들은 하반기 수출둔화를 우려하고 있다. 특히 유럽에서는 유가상승으로 수요가 저연비·디젤 소형차로 몰리면서 주력 수출모델들의 점유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 추세다.

기업들은 환율 하락으로 상반기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1분기에 견줘 12% 줄어들면서 지난 2003년 2분기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주우식 삼성전자 아이아르(IR) 팀장은 “원-달러 환율이 100원 하락하면 연간 이익이 2조원 넘게 줄어든다”고 말했다. 엘지필립스엘시디의 경우 2분기에 무려 3720억원의 영업적자로 사상 최악을 실적을 냈다. 산업연구원은 “유가와 환율 변수까지 감안한 물가대책 등 거시정책 전반의 대책이 없다면 내수경기의 급격한 하강을 초래할 수도 있다”며 종합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홍대선 박순빈 임주환 하어영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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