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금리 차등화 검토
우리, 가산금리 0.2%P 내려
하나은행이 은행권에서 처음으로 값이 크게 오른 집에 대해 특별히 담보대출 금리를 더 물릴 것으로 보인다. 또 우리은행은 24일 아파트 담보대출 가산금리를 0.2%포인트 인하해 내집 마련의 부담을 조금 줄였다.
투기자산은 금리 올린다=하나은행은 최근 지역별, 평형대별 가격변동에 가중치를 적용해 가격변동 폭이 큰 집에 대해선 신규 대출에 한해 최고 1%까지 추가로 금리를 더 물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24일 밝혔다.
김종열 하나은행장은 “자산리스크가 큰 지역과 적은 지역 사이에 금리차를 최고 1%포인트 이상 되도록 추진하고 있다”며 “다만 선의의 피해자가 없도록 산정 기준에는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은행장은 이어 “지역별, 평형별 기준은 물론 아파트 노후화 정도, 차주인의 보유주택 수 등에 따라서도 금리를 차등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나은행은 이를 위해 최근 7년간의 주택가격 동향 자료를 분석 중인데, 앞으로 한두 달 안에 이런 방침을 담은 새 금리체계를 선보일 예정이다. 지역별로는 동 단위까지 세분화하며, 평형별로는 10평대와 20평대, 30평대, 40평대 이상 등 4개 단위로 분류된다. 특히 재건축 대상 아파트는 거품 가능성이 더 크다는 점을 감안해 가중치를 더 부과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강남과 분당 등 이른바 ‘버블 세븐’ 지역 중대형 아파트는 다른 지역·평형대에 비해 최고 1%포인트 가까이 높은 금리를 적용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 가계영업기획부 관계자는 “최근 부동산 거품의 위험이 커져 개인 신용도와 별도로 투기성 자산에 대한 위험 관리가 필요해졌다”며 “버블세븐 지역은 물론, 가격변동 폭이 큰 아파트는 모두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 내린 우리은행=우리은행은 이날부터 여러 대출 상품 가운데 아파트를 담보로 하는 대출의 가산금리를 0.2%포인트 내렸다. 지난달 12일 0.2%포인트 인상했던 가산금리를 한 달여 만에 제자리로 돌린 것이다.
우리은행 쪽은 “지난달 기준금리인 시디금리가 0.2%포인트 이상 급등해 고객 부담이 크게 늘어나 가산금리를 낮추게 됐다”며 “가산금리를 낮춰도 대출금리는 지난달보다 더 올라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날 우리은행의 담보대출 금리는 5.34~6.64% 수준이 됐다. 이는 다른 은행에 비해 0.01%포인트에서 최고 0.3%포인트까지 낮은 것이다.
그러나 우리은행의 이런 행보가 다시 금리 인하 경쟁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 신한, 하나은행 쪽은 “당분간 담보대출 금리를 조정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0.1%포인트 정도 차이가 나는데 금리 경쟁보다 다른 서비스를 통해 경쟁력을 키워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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