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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8.01 18:50 수정 : 2006.08.01 22:41

“국내 생보사 ‘건강인 특약’ 적용 1~4% 그쳐”
보험소비자단체 “연 50만명 1천억 더 내는 셈”

국내 생명보험사의 경우 종신보험 가입자 중에서 비흡연자 등 일반인에 비해 건강하다고 인정되는 이들에게 보험료를 깎아주는 ‘건강인 특약’의 적용비율이 1~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똑같은 보험을 취급하는 외국계 생보사의 보험료 할인 대상자가 16~20%에 이르는 것에 대면 훨씬 낮다. 소비자단체들은 국내 생보사들의 이런 고객이익 무시 경영으로 말미암아 연간 최소 50여만명의 보험계약자들이 1천억원이 넘는 보험료를 더 내는 것으로 보고 있다.

1일 생보업계와 소비자단체의 집계 결과, 국내 및 외국계 생보사 13곳이 종신보험 상품 등에서 건강인 특약을 적용하고 있는데, 보험료 할인을 받는 가입자 비율이 삼성·대한·교보 등 3대 생보사는 4%, 나머지는 중소형 7곳은 1% 안팎에 그치고 있다. 종신보험은 계약자가 사망했을 때 유족들에게 보험금을 주는 상품으로, 건강한 사람은 보험료 납입기간이 상대적으로 길기 때문에 보험료 할인혜택을 준다. 중소 생보사인 녹십자·신한·동부·금호는 할인 가입자 비율이 각각 1.8%, 1.6%, 1.2%, 0.4%라고 밝혔다. 동양·미래에셋·흥국은 “다른 중소형사들과 비슷하다”고 밝혔다. 삼성·대한·교보 등 3대 생보사들은 “수작업 분류 등으로 계산이 오래 걸린다”며 자료공개를 피했다. 보험소비자연맹은 “3대 생보사들은 4% 수준”이라며 “국내 흡연인구가 해마다 줄어 열명 중 두셋에 불과한 실정에 비추어 볼 때 터무니없이 낮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내 생보사들은 “건강인 특약을 받으려면 비흡연뿐만 아니라 혈압과 비만도 조건도 통과해야 하므로 해당자가 많지 않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는 외국계의 할인 가입자 비율이 20%에 가까운 점을 감안하면 설득력이 떨어진다. 푸르덴셜은 19.9%에 육박하고, 알리안츠도 16.3%에 이른다. 국내 및 외국계 생보사들의 보험료 할인혜택 조건은 흡연(직전 1년간 흡연 사실이 없을 것), 혈압(수축기 혈압이 110~139㎜Hg), 비만도(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비만도 지수가 20~27.9) 등 세가지로 거의 동일한데, 흡연 여부가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국내 생보사의 할인 가입자 비율이 낮은 것은 관련 내용을 고객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려주지 않기 때문이라는 게 소비자단체의 분석이다. 김미숙 보험소비자협회 대표는 “보험사로서는 보험료 할인이 달갑지 않고, 보험설계사도 수당이 줄기 때문에 보험 계약을 할 때 할인 내용을 적극적으로 설명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건강인 특약 혜택을 받으려면 가입자가 건강진단을 받아야 하는 등 절차가 까다로운 것도 큰 요인이다. 푸르덴셜생명은 “설계사들에게 적극 설명하도록 독려하는 것은 물론 시간을 내기 어려운 고객은 직접 찾아가 건강진단 서비스를 시행한다”고 말했다.

소비자단체들은 국내 생보사의 경우 건강인 특약 혜택을 받는 종신보험 가입자가 외국계와 비슷한 15%만 돼도 보험료 할인 혜택을 추가로 받는 고객이 연간 50만명은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3대 생보사의 경우 업체별로 많게는 20만명, 적게는 10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설명이다. 소비자단체에서는 35살 남성이 1억원짜리 보험에 가입해서 20년간 매달 20만원씩 보험료를 내는 경우를 전제로, 이들 50만명이 10%의 할인율을 적용받을 경우 연간 1300억원의 보험료 할인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송창석 기자 number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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