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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마트 지분의 상당량이 외국계 펀드로 넘어가면서 국내 전자유통시장의 큰 축에 변화가 올지 유통업계의 관심이 크다. 1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하이마트 매장에서 소비자들이 제품을 고르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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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마트 지분의 80%를 인수하기로 한 아시아계 펀드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의 성격을 두고 삼성·엘지전자 등 국내업체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토종 회사들이 완벽히 장악해 온 국내 내수시장에 외국계들이 들어올 수 있는 돌파구가 열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1일 “어퍼너티에쿼티파트너스의 성격을 두고 업체들이 다양한 분석을 하고 있다”며 “다양한 시나리오 중 매수 주체가 일본계 양판점일 경우를 가장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어퍼너티에쿼티파트너스에 인수자금을 댄 주체가 △ 일본계 양판점일 경우 △ 중국계 유통자본일 경우 △ 중국 가전업체일 경우 등으로 나눠 국내 업체에 미칠 영향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있다. 업계는 이익율이 높지 않은 전자제품 유통에 수천억원의 자금을 투자하는 것은 하이마트를 통한 좀더 높은 차원의 목적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중 일본 양판점일 경우는 일본 제품들이 지금까지 한국에 가장 진입하기 힘들었던 유통채널을 확보하는 것이기 때문에 가장 두려운 경우다. 중국계일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중국의 가전업체인 하이얼은 지난해부터 하이마트에 에어컨을 공급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계속 요청해 왔다. 중국산 에어컨은 일반 가정집에서는 인기를 끌기 힘들겠지만, 모텔이나 식당 등의 영업용으로는 싼 가격이 큰 장점으로 부각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전자유통시장 문 열릴다”
외국계 ‘어피너티’ 출자 한국진출 교두보?
“투자펀드일 뿐… 특정국 연계 억측” 반박도
전자업체의 한 관계자는 “하이마트에서 하이얼 등과 같은 외국 제품들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 것은 삼성·엘지전자 등에서 제품을 받지 못하도록 다양한 로비와 압력을 행사하기 때문”이라며 “외국업체들이 국내에서 시장 확대를 하지 못했던 것은 국내업체들이 유통을 확실히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하이마트를 인수한 외국계 자본이 어떤 성격이든 이익극대화를 위해 외국계 제품 유통을 크게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삼성-엘지가 감정싸움을 할 때가 아니라 내수시장 지키기를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가 올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하이마트 관계자는 “어퍼너티에쿼티파트너스는 특정 업체의 자본이 아니라 수많은 투자자들의 자금을 모은 펀드이기 때문에 특정국가나 회사와 이해관계가 있다는 것은 억측”이라며 “경영에는 간섭하지 않겠다는 게 기본 방침이어서 영업 내용이 달라지지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마트는 국내 최대 전자제품 전문점으로 국내 전자제품 유통의 약 25%를 점유하고 있다. 현재 직원 수는 1800명, 전국 직영매장 250개로 지난해 매출액이 1조8천억원에 이르고 있다. 한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는 지난해 3월에 설립된 투자사로, 서울, 홍콩, 싱가포르, 시드니에 사무소를 두고 있다.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는 이달 31일까지 실사를 거쳐 주당 인수가격과 투자규모 등을 확정할 예정인데, 이 회사는 하이마트에 수천억원 이상의 투자를 계획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태희 기자 herm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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