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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9.04 20:30 수정 : 2006.09.04 20:30

CS 서울지점 이천기 대표

우수한 인적자원에 자산시장도 빠르게 성장
선진금융 기법 개발하면 사회시스템 한단계 도약

“한국은 스스로 금융 실력을 과소 평가하는 경향이 있는 듯합니다. 인력이나 인프라 등 여러 면에서 손색이 없는 수준인데도 말이죠.”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에 꼽히는 금융그룹인 크레디트스위스의 이천기(40) 한국대표는 4일 <한겨레>와의 단독인터뷰에서 한국의 금융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이 대표가 한국언론과 인터뷰를 하기는 처음이다. 이 대표는 한국 금융산업이 인적·물적 바탕을 충분히 갖추고도 자신없어 하는 모습을 볼 때는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이미 갖춘 여건들을 효과적으로 엮어낸다면 동북아 금융허브라는 목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가 한국 금융에서 가장 높이 사는 것은 무엇보다 우수한 인적자원이다. 그는 “크레디트스위스에는 한국인 전문인력 140여명이 서울을 비롯해 홍콩, 런던, 뉴욕 등에서 근무 중인데, 적극적이고 업무에 대한 적응력과 집중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가끔은 우리 회사 직원인지 고객사의 직원인지 구분이 안갈 만큼 한국 직원들의 고객에 대한 책임감은 회사 안에서도 유명하다”고 소개했다.

놀라운 속도로 성장한 한국 자본시장 규모도 동북아 금융허브 달성을 위한 큰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나 증시, 자산시장의 규모가 충분한 수준에 이르렀고 또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어 기본을 갖췄다”며 “금융이 기본적으로 보수적이어서 금융허브 인프라가 이미 구축된 싱가포르와 홍콩을 대체하는 게 쉽지는 않겠지만, 한국이 갖춘 기본기들을 잘만 엮어내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이 대표는 금융허브라는 목표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이 더욱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새 금융상품과 서비스가 도입되면서 각 경제주체들의 행동이 변화하고, 선진 금융기관과의 교류가 활발해지고 국내기관들의 업무영역이 넓어질 수밖에 없는데, 이 과정에서 한국의 사회·경제적 시스템이 한 단계 올라갈 수 있다.”

그는 크레디트스위스가 이같은 한국 금융시장의 역동성에 오래 전부터 주목해왔다고 말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1997년 외국계 금융사 중 최대 규모의 자본금인 3억5천만달러(3400억원)를 투자해 한국에 증권과 은행 지점을 설립했다. 또 올해는 우리금융지주와 합작으로 우리크레디트스위스자산운용을 세웠다. 이 대표는 “한국시장의 역동성은 투자은행의 매력으로도 이어진다”고 말했다. 한국시장의 변화 속도가 빠르고, 투자은행의 경쟁이 치열해진 데다, 대형 인수합병이 늘어나면서 거래가 매우 복잡해졌지만, 이런 역동성에 대한 매력이 투자은행업무에 대한 활력으로 연결된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런 한국적 특수성 때문에 앞으로 주된 경쟁상대는 외국계가 아닌 국내 대형증권사들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결국 국내기업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기 때문에 외국계 금융사들도 한국에 오랫동안 뿌리내린 쪽이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이천기 대표는 누구
대우종합기계 지분 매각, 현대차-다임러크라이슬러 전략적 제휴 등 다양한 인수합병 자문업무를 수행한 투자은행 전문가이다. 4년 전 최연소 크레디트스위스 한국대표로 발탁됐다.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대학을 마친 뒤 뉴욕 연방준비제도이사회와 골드만삭스 등을 거쳐 크레디트스위스에서 10년째 일하고 있다. 스위스 취리히에 본사가 있는 크레디트스위스는 1856년 설립된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50여개 나라에서 투자은행, 프라이빗 뱅킹, 자산운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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