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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3.07 21:52 수정 : 2005.03.07 21:52

사람들을 만나서 재무 분석을 하고 재무 목표를 세우다 보면 가장 먼저 이야기하게 되는 게 바로 지출관리다. 많은 사람들이 미래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을 갖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쓰고 남은 돈으로 저축을 하는 경우가 많다. 돈을 모으기 위해서는 일단 저축부터 하고 남은 돈으로 생활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여전히 실천하지 못한다. 지출도 역시 막연하게 습관적이고 충동적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좀더 부자가 되고 싶다면 소비예산부터 철저하게 세워야 한다. 그러려면 이전의 소비습관을 전제로 하면 안된다. 미래 재무목표들을 달성할 만한 저축재원을 떼어놓고 나머지 자금에서 소비예산을 세워야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월소득이 280만원이고 3살 자녀를 둔 3인 가족이 있다고 생각해 보자. 이 가족은 아이가 자라 집중적으로 교육자금을 써야 하기 전인 앞으로 11년 동안, 즉 아이가 중학교에 진학할 때까지를 집중적인 저축 시기로 잡아야 한다. 대략 교육자금, 유동자금, 은퇴자금 등 미래 목표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 지금부터 5년 동안 최소 120만원 정도는 저축을 해야 한다. 그리고 5년부터 11년까지는 최소 100만원을 저축해야 목표자금이 마련된다.

이를 위해선 소비를 묶어야 한다. 5년 동안은 월 160만원, 11년까지는 월 180만원으로 기초생활비부터 교육비까지 해결해야 하는 것이다. 이에 맞춰 소비 예산을 짜기 위해선 먼저 필수 생활비, 교통비, 교육비 등 우선적으로 꼭 필요한 항목을 나눠야 한다. 또 각 항목에 필요한 최소치를 잡아 예산을 우선 배정한다. 이런 뒤 조정이 가능한 여가생활비, 용돈 등을 조정가능 비용으로 남겨두면서 역시 매월 최소치 기준을 잡아놓는다. 신용카드는 가급적이면 없애고 체크카드를 활용해 지출 계획을 초과하지 않도록 늘 강제해야 한다.

물론 처음에는 불편할 수 있다. 습관을 바꿔야 하기도 하고, 왠지 사는 게 초라하게 여겨지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통장에 조금씩 늘어나는 돈이 미래의 풍요로운 꿈으로 돌아온다면 이런 불편함은 곧 뿌듯함으로 바뀔 수 있다.

젊어서 소비를 강제하느라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은 초라하지 않다. 오히려 소박하고 검소해 보여 더 아름다울 수 있다. 거꾸로 정작 필요할 때 돈을 쓸 수 없는 것이 비참하다. 공원마다 넘쳐나는 무료한 노인들, 무료급식 줄에 서 있는 노인들이 미래의 나의 모습이라면 현재의 충동적인 지출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재테크의 왕도는 지출관리다. 이것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소비예산부터 세워보자.

제윤경/한겨레에셋비 재무팀장

★★★일러스트레이션 최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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