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10.19 19:54
수정 : 2006.10.19 19:54
하나은행 노조, 철폐운동
회사쪽, 일부만 정장 허용
정갈하고 멋스런 유니폼. 입는 사람에게는 소속감을, 보는 사람에겐 특별한 매력을 느끼게 한다. 물론 거기엔 획일성과 수동성이라는 부정적 요소도 숨어 있다. 특히 유독 여직원에게만 유니폼을 입도록 하는 은행권 문화에 대해서는 “별나다”는 시선이 적지 않다.
하나은행 노동조합이 여행원 유니폼 철폐 운동을 벌이고 있다. 노조는 지난 5월부터 “직접 고객을 상대하지 않는 본점 여직원들만이라도 유니폼의 틀에서 벗어나 정장을 입을 수 있게 해달라”고 회사 쪽에 요구했다. 유니폼이 꼭 필요한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여행원만 유니폼을 입도록 해 여행원은 ‘가치가 낮은 일’을 한다는 이미지를 준다는 이유에서다. 또 여행원 유니폼의 제작 원가가 낮아 디자인이 촌스럽고 쉽게 낡아 평소 여행원들의 불만이 컸던 점도 한 원인이 됐다.
회사와 노조의 밀고 당기기 끝에 회사 쪽은 지난달 1일부터 일부 여행원의 정장 근무를 인정했다.
이에 따라 580명의 서울은행 출신 여직원들은 본점, 영업점 근무에 상관 없이 정장 근무를 하고 있다. 이미선 노조 교육부장은 “여행원 유니폼은 금융계 남녀 차별의 전형적 사례”라며 “옛 하나은행 출신의 본점·영업점 여직원들 2200여명에 대해서도 조속히 유니폼의 족쇠를 풀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하나금융지주는 최근 이미지 제고 차원에서 하나은행뿐 아니라 대한투자증권 등 모든 계열사 여직원들의 유니폼 통일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그동안 정장 근무를 해 온 대한투자증권 여직원들도 유니폼을 입게 돼, 노조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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