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 그동안 거의 손대지 않던 지준율 카드를 꺼내 최근 수일동안 면밀히 검토를 거듭했다. 원화 예금의 지준율 조정이 이뤄졌던 것은 9년만에 처음이며 당시는 유동성 공급을 위해 지준율이 인하된 사례였다. 지준율 인상으로 시중유동성을 흡수하는 것은 1990년 이후 16년만에 처음이다. 한편은 이번에 수시입출식예금과 요구불예금의 지준율을 5%에서 7%로 인상하고 장기저축성예금의 지준율을 1%에서 0%로 낮춰 시중유동성을 어느 정도 흡수하면서 단기자금의 장기화를 유도하는데 주안점을 뒀다. 그러나 콜금리 조절은 경기 흐름과 시중자금 사정과 맞물려 시장에서 어느 정도 방향 예측이 가능한 친 시장적 수단인데 반해 지준율 조절은 적용 대상 예금은행에 강제적으로 이뤄지고 예측 자체도 불가능하게 불시에 이뤄지기 때문에 시장 친화력이 떨어지는 조치다. 따라서 통화신용정책의 효과 제고를 위해 시장과 커뮤니케이션을 중시해온 한은이 예측 자체가 불가능한 지준율 인상 카드를 꺼낸 것은 두고 두고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은이 그동안 일관되게 견지해 온 `중앙은행은 부동산 시장을 타깃으로 삼아 통화정책을 펴지 않는다'는 원칙이 흔들렸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박상현 기자 shpark@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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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지준율 인상 카드 왜 꺼냈나 |
한국은행이 사문화돼 있다시피한 지급준비율 인상 카드를 16년만엔 다시 꺼낸 것은 콜금리 인상을 피하면서 시중유동성을 흡수, 부동산시장 안정을 측면에서 지원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지준율 인상 자체의 시장 파급효과는 제쳐놓더라도 중앙은행이 동원 가능한 수단을 통해 유동성 흡수에 나섰다는 점만으로도 심리적으로 시장에 강한 메시지를 던질 수 있다는 판단도 함께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부동산 시장을 겨냥해 지준율을 인상했다는 지적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과잉 유동성이 소비자물가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 가운데 유독 부동산 시장만 달아오르게 하는 점을 감안하면 부동산을 겨냥한 조치가 아니라는 반박은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들다.
한은은 콜금리 인상이 전국적으로 무차별하게 시장에 적용돼 경기 흐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감안, 집값 폭등으로 여론이 비등한 가운데서도 이달 콜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그러나 정치권과 학계, 시민단체 등은 통화정책 당국이 부동산 `광풍'에도 팔짱만 끼고 있는 것에 대해 못마땅한 시선을 계속 던졌고 한은도 나름대로 동원할 수 있는 수단을 찾느라 고심을 거듭해왔다.
일각에서는 금융통화위원회 의결 사항인 대출총량 규제의 시행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극심한 통화팽창기 등 국민경제상 긴절한 경우'에 한해 쓸 수 있는 수단으로 한은법에 명시돼 있다.
한은 스스로 과연 지금이 그런 상황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이어서 대출총량 규제의 시행은 사실상 불가능한 쪽으로 기울었다.
대신 그동안 거의 손대지 않던 지준율 카드를 꺼내 최근 수일동안 면밀히 검토를 거듭했다. 원화 예금의 지준율 조정이 이뤄졌던 것은 9년만에 처음이며 당시는 유동성 공급을 위해 지준율이 인하된 사례였다. 지준율 인상으로 시중유동성을 흡수하는 것은 1990년 이후 16년만에 처음이다. 한편은 이번에 수시입출식예금과 요구불예금의 지준율을 5%에서 7%로 인상하고 장기저축성예금의 지준율을 1%에서 0%로 낮춰 시중유동성을 어느 정도 흡수하면서 단기자금의 장기화를 유도하는데 주안점을 뒀다. 그러나 콜금리 조절은 경기 흐름과 시중자금 사정과 맞물려 시장에서 어느 정도 방향 예측이 가능한 친 시장적 수단인데 반해 지준율 조절은 적용 대상 예금은행에 강제적으로 이뤄지고 예측 자체도 불가능하게 불시에 이뤄지기 때문에 시장 친화력이 떨어지는 조치다. 따라서 통화신용정책의 효과 제고를 위해 시장과 커뮤니케이션을 중시해온 한은이 예측 자체가 불가능한 지준율 인상 카드를 꺼낸 것은 두고 두고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은이 그동안 일관되게 견지해 온 `중앙은행은 부동산 시장을 타깃으로 삼아 통화정책을 펴지 않는다'는 원칙이 흔들렸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박상현 기자 shpark@yna.co.kr (서울=연합뉴스)
대신 그동안 거의 손대지 않던 지준율 카드를 꺼내 최근 수일동안 면밀히 검토를 거듭했다. 원화 예금의 지준율 조정이 이뤄졌던 것은 9년만에 처음이며 당시는 유동성 공급을 위해 지준율이 인하된 사례였다. 지준율 인상으로 시중유동성을 흡수하는 것은 1990년 이후 16년만에 처음이다. 한편은 이번에 수시입출식예금과 요구불예금의 지준율을 5%에서 7%로 인상하고 장기저축성예금의 지준율을 1%에서 0%로 낮춰 시중유동성을 어느 정도 흡수하면서 단기자금의 장기화를 유도하는데 주안점을 뒀다. 그러나 콜금리 조절은 경기 흐름과 시중자금 사정과 맞물려 시장에서 어느 정도 방향 예측이 가능한 친 시장적 수단인데 반해 지준율 조절은 적용 대상 예금은행에 강제적으로 이뤄지고 예측 자체도 불가능하게 불시에 이뤄지기 때문에 시장 친화력이 떨어지는 조치다. 따라서 통화신용정책의 효과 제고를 위해 시장과 커뮤니케이션을 중시해온 한은이 예측 자체가 불가능한 지준율 인상 카드를 꺼낸 것은 두고 두고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은이 그동안 일관되게 견지해 온 `중앙은행은 부동산 시장을 타깃으로 삼아 통화정책을 펴지 않는다'는 원칙이 흔들렸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박상현 기자 shpark@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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