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11.23 17:21
수정 : 2006.11.23 18:18
론스타 펀드는 외환은행 지분을 국민은행에 매각하기로 했던 계약을 종료했다고 23일 밝혔다.
론스타의 존 그레이켄 회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론스타의 외환은행 투자와 뒤이은 외환은행의 외환카드 구제 조치에 대해 계속되는 검찰 조사가 이미 수 차례 연장됐고 아직도 언제 끝날지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외환은행을 국민은행에 매각하는 작업을 더 이상 진행시킬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그레이켄 회장은 "검찰 수사가 최종적으로 끝나게 되면 다시 전략적 선택에 대해 고려할 것"이라며 "그 때까지 지속적으로 우리 회사와 직원들을 검찰의 근거없는 주장으로부터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거래 과정에서 국민은행이 보여 준 노력에 감사의 뜻을 표한다"며 "이 거래가 성사되지 못한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최현석 기자
harrison@yna.co.kr (서울=연합뉴스)
론스타 재매각 계약 파기 배경은?
론스타가 결국 국민은행과 진행하던 외환은행 지분 매각 계약을 파기하기로 하자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업계에서는 론스타가 2003년 헐값매각 의혹 관련 법정 공방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자 국민은행 대신 투자자금 조기 회수가 가능한 외국계 금융기관 등 대안을 찾기 위해 계약을 파기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존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은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론스타의 외환은행 투자와 뒤이은 외환은행의 외환카드 구제 조치에 대한 검찰 조사가 이미 수 차례 연장됐으나 아직도 언제 끝날지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외환은행을 국민은행에 매각하는 작업을 더 이상 진행시킬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그레이켄 회장은 지난 8월에도 FT 및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외환은행 인수 관련 검찰조사가 적절한 시점에 마무리되지 않으면 매각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그러나 금융업계에서는 이르면 다음주 검찰이 수사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던 점을 감안하면 검찰 수사의 지연을 핑계로 매각계약을 파기했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검찰은 지난 16일 론스타 사건 관련자들의 구속영장이 잇따라 기각되자 "수사일정을 전면 조정할 것이며 수사 종결이 빨라질 수 있다"며 수사결과 조기 발표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에 따라 금융업계에서는 검찰이 결과 발표 때 론스타의 불법성을 강조할 것이라는 정보를 사전에 입수한 론스타 측이 2003년 헐값매각 의혹이 법정공방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강수를 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수개월이 걸릴 수 있는 법정공방까지 진행될 경우 국민은행으로부터 대금 입금도 그만큼 늦어질 수 있기 때문에 조기 현금화가 가능한 대안을 찾기로 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민은행은 지난 5월 본계약 체결 당시 감사원.검찰의 수사와 금융감독위원회.공정거래위원회.국세청 등 기타 정부 당국의 승인이라는 선행조건을 만족시켜야 대금을 지급할 수 있다는 조건을 달았다. 또 매각대금 납입 지연에 따른 위약금 요구를 국민은행 측에서 받아들이지 않은 것도 계약 파기 원인으로 관측되고 있다.
론스타는 지난 9월16일 본계약 시한이 만료되자 매각계약 연장을 위한 위약금이나 배당을 통한 수익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론스타의 4조원대 먹튀를 돕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는 국민은행이 추가 비용 지출을 거부하자 독자적으로 배당 등을 통한 투자자금 회수에 나서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사모펀드 특성상 법정 공방으로 이어지며 대금 확보가 지연되고 위약금도 받기 어려워지자 현실적으로 자금회수가 가능한 방법들을 찾아나선 것 같다"며 "당분간 외환은행으로부터 배당 청구 등을 통해 일부 이익을 실현하면서 여론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국민은행 대신 국부유출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외국계 은행 등 새로운 인수자를 물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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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스타, 외환은행 재매각 취소 그후
제3자 매각, 보유 후 매각 등 예상돼
론스타가 23일 외환은행 재매각 계약의 파기를 선언함에 따라 향후 외환은행의 주인이 누가 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론스타는 그동안 계약 파기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의 수위를 꾸준히 높여왔으며 이날 마침에 계약파기를 기정사실화했다.
금융계에서는 론스타가 그동안 계약 파기 가능성을 거론할 때에도 여전히 국민은행을 가장 유리한 협상 파트너로 보고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마침내 국민은행과의 계약 파기를 선언함에 따라 제3자 매각 가능성과 추후로 1~2년 더 보유하면서 매각 대상을 새로 물색하는 등 시나리오가 점쳐진다.
제3자 매각 가능성 = 전문가들은 이같은 분석을 하기에 앞서 론스타라는 사모펀드의 특성을 먼저 파악해야 향후 동선을 예측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소수의 투자자들에게 자금을 모아 통상적으로 3~5년 동안 투자한 후 자금을 회수하고 이익을 분배하는 이들 펀드의 속성상 가장 중요한 것은 약속된 시간에 자금을 돌려주는 것이다.
높은 수익을 돌려주는 문제도 물론 중요하다. 론스타가 국민은행과 계약 파기를 선언함에 따라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대안은 제3자에 대한 매각 가능성이다. 이 경우 국내보다 해외로 시선이 간다. 외환은행 재매각 입찰 과정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싱가포르개발은행(DBS), 바클레이즈, HSBC 등 외국계은행으로의 매각이다.
외국계은행들은 국내 여론 등 문제에서 벗어나 완전히 상업적인 견지에서 계약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동작이 더 가벼울 수 있다. 즉 대금결제가 빠를 수 있다. 그러나 검찰 수사 등으로 계약 자체가 원인 무효까지 될 수 있는 고수익.고위험 투자를 사모펀드도 아닌 해외의 은행 자본이 감당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국내에서는 매각 과정에 참여했던 하나금융지주 등이 거론되지만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과정을 둘러싼 따가운 여론 등을 감안하면 국내은행으로서 국민은행과 별 다른 차별성은 없어 보인다. 결국 제3자 매각은 론스타 입장에서 상당히 매력적인 시나리오이지만 이 또한 현실성은 그리 높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론스타가 밀실에서 해외의 제3자 매각을 찾아내 매각을 마무리 지을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이 역시 비밀리에 추진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론스타와 외환은행의 자문사인 씨티그룹과 메릴린치는 계약의 결과에 따른 성공보수를 받도록 돼 있어 누구보다 눈을 크게 뜨고 국제 M&A 시장을 주시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우량자산 매각 통한 우회적 원금회수 가능성 우려 = 국민은행은 물론 제3자로의 매각마저 여의치 않다면 외환은행을 계속 보유한 채 우량자산 매각 등을 통해 투자원금 회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올해 소액주주들의 배당 요구를 거절한 론스타가 최근 배당 청구 가능성을 시사하고 나선 점이 우량자산 매각과 1조원대 배당 등을 통한 이익실현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실제 론스타는 지난해 10월 외환은행의 전산설비 전체를 미국계 기업인 IBM코리아에 헐값으로 매각하려다 노동조합이 핵심자산 매각을 강력하게 반대하자 잠정 중단한 바 있다. 또 론스타는 지분 98.1%를 보유하고 있는 극동건설로부터 배당과 유상감자 등을 통해 2천억원 이상을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2003년 4월 극동건설 인수 때 투자금 1천700억원을 넘어서는 규모로 추가 배당과 재상장까지 실시할 경우 극동건설로부터 회수하는 금액이 투자금의 두배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외환은행 직원들은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껍데기만 남긴 채 알맹이를 모조리 빼먹을 가능성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배당 및 주요 자산 매각을 단행할 경우 그만큼 기업 가치가 하락해 향후 매각 가격이 떨어진다는 점까지 고려할 경우 과연 론스타가 이같은 시나리오대로 움직일지 속단하기는 어렵다.
독자생존 가능성도 = 론스타로서는 생각하기도 싫은 시나리오이나 외환은행 대주주 자격을 강제로 박탈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법원에서 유회원 론스타코리아 대표의 영장 발부를 4차례 기각한 데 이어 이날 구속영장 준항고마저도 기각함으로써 검찰의 수사가 난항에 빠질 수 있어 론스타의 대주주 자격 박탈이 현실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그러나 외환은행 노조 등에서는 여전히 수사 결과와 독자생존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법원의 태도가 중요하기는 하나 외환카드 주가조작 혐의가 상당부분 밝혀져 있고 기소 단계에서 헐값매각 연결고리의 물증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법원 판결까지 기다리지 않더라도 금융감독위원회가 2003년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가 무리한 법 적용에 따른 것이라고 판단을 내리면 대주주 자격을 박탈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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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이후 주요 일지.
2003. 8. 27 론스타 외환은행 공식 인수..경영권 양도 본계약 2003. 10.30 외환은행 자본금 3조1천946억원으로 증자 2003. 11. 4 이강원 외환은행장 퇴임
2004. 1.30 로버트 팰런 신임 외환은행장 취임 2004. 2.28 외환카드, 외환은행에 흡수 합병 2004. 10.14 투기자본감시센터, 론스타 주식취득 승인무효 소송 2005. 1.25 리처드 웨커 은행장, 로버트 팰런 이사회의장 취임 2005. 9.14 투기자본감시센터, 매각 관여 경제관료 등 20명 검찰고발 2005. 11. 8 하나금융지주, 외환은행 인수전 참여선언 2005. 11.16 국민은행, 외환은행 인수전 참여선언 2006. 1.12 외환은행 매각주간사(씨티그룹) 선정 발표 2006. 1.26 외환은행 전임 행장들 "독자생존 추진" 성명 2006. 2. 6 재경위, 외환은행 매각의혹 검찰 수사의뢰 2006. 2.17 야 4당 '외환은행 매각중단 촉구 결의안' 재경위 제출 2006. 2.28 코메르츠방크, 외환은행 지분 8.1% 우선 매각 2006. 3. 4 감사원, '외환은행 매각 의혹' 감사 착수 2006. 3. 7 국회 재경위, '외환은행 매각 의혹' 검찰 고발 2006. 3.13 인수제안서 제출 마감..국민은행, 하나금융, DBS 참여 2006. 3.21 금감위, DBS 대주주 적격성 문제제기·사실상 탈락
2006. 3.22 국민은행, 외환은행 우선협상 대상자 내정 2006. 3.27 국민은행, 외환은행 정밀실사 시작 2006. 4.24 국민은행, 론스타와 검찰.감사원 조사후 대금지급하기로 합의 2006. 5.19 국민은행 이사회 외환은행 인수 승인 2006. 6.10 감사원 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 감사 중간발표, 감사결과 검찰 통보 2006. 10.31 검찰, 쇼트 론스타 부회장 등 4명 외환카드 주가조작 혐의로 영장 청구 2006. 11.2 검찰, 이강원 전 행장 구속영장 청구 2006. 11.6 법원, 이강원 전 행장 구속영장 발부 2006. 11.15 법원, `론스타 로비 의혹' 하종선씨 구속영장 발부 2006. 11.17 론스타, "외환은행 재매각 논의 보류 중"<로이터 인터뷰> 2006. 11.20 론스타, "외환은행 배당 탐색"<블룸버그> 2006. 11.22 론스타, "계약파기 논의 중" 2006. 11.23 론스타, 외환은행 매각계약 파기 선언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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