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개 시중은행 엔화 대출 증가율
|
외화예금 지준율 인상-원·엔 환율 ‘바닥’전망 탓
꾸준히 늘어나던 시중은행들의 일본 엔화 대출이 이달 들어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엔화 대출은 원화 대출보다 금리가 낮은데다, 원-엔 환율 하락세가 이어져 증가세를 기록해 왔다. 엔화로 돈을 빌리면 원화로 빌릴 때보다 그만큼 이득을 볼 수 있다고 여긴 때문이다.13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기업·신한·우리·하나은행 등 5개 은행의 엔화 대출 잔액은 지난 11일 현재 1조1393억엔(약 9조원)으로 지난달 말에 견줘 42억엔이 줄었다.
지난해 말 7310억엔이던 5개 시중은행들의 엔화 대출은 올해 들어 계속 증가세를 나타내 9월 말에는 54.8%나 증가한 1조1315억엔에 이르렀다. 한달 평균 456억엔 가량 불어난 셈이다. 이후 증가 폭이 둔화되긴 했으나 10월에도 한달 전에 비해 97억엔, 11월에도 23억엔 늘어났다.
엔화 대출이 이달 들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이 지난달 20일 시중은행들을 대상으로 외화 대출 공동검사에 나선 데 이어, 한은이 오는 23일부터 요구불 외화예금의 지급준비율을 7%로 2% 포인트 올리기로 한 탓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이 두가지는 시중은행들이 외화 대출을 하는 데 부담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원-엔 환율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전망이 엔화 대출을 줄이는 데 한몫을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외환시장에서는 원-엔 환율의 추가 하락보다는 반등을 내다보는 전망이 적지 않다. 원-엔 환율이 거의 바닥 수준에 가까웠다는 것이다. 2004년 2월 원-엔 환율 하락세가 시작된 이래 원화 가치가 엔화에 비해 40% 가까이 올랐고, 일본이 내년 1분기에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진동수 재정경제부 차관도 이날 한 강연회에서 “현재의 엔화 약세 현상은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며, 내년에는 엔화가 지금과 같은 낮은 상태로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 선임기자, 연합뉴스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