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쪽 직·간접 요청 늘어나
외환은행도 최명희(52) 금감원 국제협력실장을 신임 감사위원으로 내정하고, 오는 28일 주총에서 이를 확정할 계획이다. 최 실장은 시티은행 출신으로, 금감원 직원 1600여명 가운데 유일한 팀장급 이상 여성 간부다. 금감원 고위 간부는 “최 실장이 외환은행으로 옮기는 것은 외환은행의 강력한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씨티은행은 이성희 현 감사의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이길영(53) 전 금감원 비은행감독국장(현 총무국 소속)을 내정하고, 오는 30일 주총에서 정식 임명할 예정이다. 대구은행도 지난 7일 감사추천위원회에서 임기가 만료되는 박영대 감사 후임으로 허병준(57) 금감원 검사지원국 파견감독관을 신임감사로 추천하고, 오는 25일 주총에서 이를 확정하기로 했다. 이밖에 영국계 스탠다드차타드은행(SCB)이 대주주인 제일은행은 오는 24일 주총에서 현 로버트 코헨 행장의 후임 행장을 선임할 계획인데, 오갑수 전 금감원 부원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입장에서는 금감원과의 관계를 고려하면 인사 관련 요청을 거절하기 어렵다”며 “특히 올해는 금감원이 시장을 더욱 틀어쥘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금융회사의 금감원 출신 인사 영입이 어느 해보다 활발할 것”이라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금감원 출신이 금융회사 간부로 간다고 해서 무작정 낙하산 인사로 보는 것은 옳지 않다”며 “금감원에서 쌓은 업무 경험이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상시적으로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측면도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한 금융계 인사는 “은행들이 금감원 인사를 영입하는 것은 금융감독 및 검사 과정에서 아무래도 보이지 않는 도움을 받기 위한 측면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따라서 감독업무를 수행하다가 곧바로 감독 대상인 금융회사로 옮기는 것은 서로 ‘공생’하는 게 아니냐는 오해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함석진 박효상 기자 hs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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