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1.09 20:41
수정 : 2007.01.09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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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철 금융감독원 부원장이 9일 정례 브리핑에서 김중회 부원장의 구속과 관련해 “국민들에게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른쪽 사진은 금감원 입구의 머릿돌에 새겨진 금감원 로고. 앞 쪽의 큰 원은 글로벌한 금융 환경을, 빛을 발하는 모양의 뒤쪽 원은 금융을 발전시키는 감독기관의 기능을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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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회 부원장 전격 구속 이후 허탈·자괴감에 내부 뒤숭숭
이우철 부원장 대국민 사과 ‘인적 쇄신 계기’ 목소리도
주택 담보대출 규제를 총괄 지휘하는 ‘야전 사령관’ 격인 김중회 금융감독원 부원장이 수뢰 혐의로 검찰에 전격 구속되자, ‘금융 검찰’이라고 자부해 온 금감원은 9일 하루종일 허탈함과 자괴감 탓에 분위기가 뒤숭숭했다. 현직 부원장이 구속되는 초유의 상황이 발생한데다, 김 부원장이 평소 업무 처리와 관련해 금감원 안에서 신망이 두터웠다는 점에서 충격이 더 클 수밖에 없다는 게 금감원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일부 직원들은 주택 담보대출 규제의 완결판이라고 할 수 있는 ‘여신 모범 규범’ 마련 등 부동산 관련 금융 대책이 예정대로 이달 말에 제대로 나올 수 있을지 걱정하고 있다. 또 이번 사건이 일회성이 아니라 금융감독 체계의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됐다고 보는 외부의 따가운 시선도 큰 부담이다.
안팎의 이런 우려를 염두에 둔 듯, 이우철 금감원 부원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 자리를 빌어 “금감원 전·현직 임직원들이 관련돼 물의를 빚은 데 대해 국민들에게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진화에 나서려 했다.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 겸 금감원장도 실·국장들에게 “이럴 때일수록 근무 기강을 더욱 확립해 금융시장에 대한 상시 감독 등 맡은 일을 확실히 해야 한다”고 특별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금감원은 김 부원장이 그동안 책임을 맡아온 금융권 총부채 상환비율(DTI) 40% 적용 확대와 은행의 충당금 적립 비율 상향 조정 등 현안은 당분간 김대평 부원장보와 김성화 은행감독국장이 분담해 일정대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김 부원장 구속과 관련해 금감원 고위직에 대한 추가 수사 임박설이 흘러나오자, 내부에서는 이번 기회에 인적 쇄신 차원에서 평소 외부적으로 잡음이 있었던 일부 간부들을 솎아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현재 금감원에는 연수나 퇴직을 희망한 실·국장급 간부가 15명 안팎인데다, 검찰 수사가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면서 조기 인사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여기에 정부 특별점검반이나 사정기관의 감사반이 조만간 들이닥칠 것이라는 얘기도 나돌면서 직원들끼리 각별한 ‘몸조심’을 서로 당부하는 등 금감원은 당분간 ‘사면초가’ 신세를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최익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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