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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 발주가격 천정부지 |
물동량 늘어 산출 25년새 최고 20만톤급 유조선 1250억원
해운회사들이 발주하는 선박가격이 사상 최고치에 이르렀다. 국제 해운시장의 물동량 증가에다 선박 원자재인 후판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업계는 국제 조선·해운 전문 시장조사회사인 클락슨이 최근 발표한 선박가격 지수가 165을 기록해, 1988년 1월(지수 100)부터 시작한 지수산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올라섰다고 15일 밝혔다. 이는 지난 91년 10월의 종전 최고지수 163을 13년 5개월만에 갈아치운 것이며, 올들어 선종 구분없이 상승탄력이 더욱 붙고 있어 앞으로도 선박가격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조선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선종별 가격추이를 보면, 30만톤(DWT)급 초대형유조선의 시장평균가격은 지난 2002년말 6350만달러에서 지난해 말 1억1천만달러로 2년만에 73.2%나 오른 데 이어, 올들어서도 두 달 만에 9%나 뛰어 현재 1억2500만달러에 이르고 있다. 또 17만톤(DWT)급 벌크선 가격은 지난 2002년말 3630만달러에서 2월 말 현재 6800만달러로 두배 가까이 올랐으며, 20피트짜리 컨테이너 3500개를 실을 수 있는 컨테이너선은 3300만달러에서 5900만달러로 78.8%, 7만8천㎥급 액화석유가스(LPG선)의 가격도 같은 기간 56.9% 올랐다.
이런 선박가격 상승세에 따라 이미 3년치 일감을 확보해놓고 있는 국내 조선업계는 고가 선박만을 골라 수주하는 선별수주전략을 구사하거나 원가연동계약으로 환율하락과 후판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부담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순빈 기자 sb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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