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1.11 19:42
수정 : 2007.01.11 19:42
대출 축소·환율 불안등 감안
유동성 과잉 계속 부담으로
한국은행이 11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인 콜금리 목표를 현 수준인 연 4.50%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로써 시중은행들 사이의 무담보 하루 거래에 적용되는 콜금리 목표는 지난해 8월 이후 5개월째 동결됐다.
이성태 한은 총재는 금통위 직후 연 기자회견에서 지난달 하순부터 인상된 은행 지급준비율이 적용되고 있고, 총액한도 대출이 연초부터 축소되는 점 등을 감안해 콜금리 목표를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은의 이런 결정은 상당부분 예상됐던 것이어서 금융시장에서는 비교적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집값 불안 등이 해소되지 않았는데도 한은이 콜금리 조정을 보류한 데는 몇가지 요인을 들 수 있다. 우선 지준율 인상 조처가 시행된 지 얼마 안됐지만 나름대로 효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중은행들이 지준 적립을 위해 양도성 예금증서(CD)를 잇달아 발행하면서 양도성 예금증서 금리가 지준율 인상 발표 직후인 지난해 11월24일보다 0.25% 가량 치솟았다. 일부에서는 이를 두고 콜금리가 그만큼 인상된 효과를 내고 있다고 해석한다. 또 금융감독원의 부동산대출 규제 등과 맞물리면서 지난달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이 3조2천억원으로 한달 전(4조2천억원)보다 줄었다. 원-달러 환율이 불안한 것도 한은으로서는 무시할 수 없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이 연초 환율 안정을 위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 하락에 일조할 수 있는 콜금리 목표 인상은 부담스럽기 마련이다. 게다가 실물 경기의 회복 여부도 아직 불투명하다.
하지만 한은이 콜금리 조정을 마냥 미루기는 어려워 보인다. 아파트 매맷값의 오름세가 약간 둔화되긴 했지만 여전히 불안하고, 시중의 유동성이 계속 넘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경 선임기자
jae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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