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BII 인수설 등장…실탄 6조원, M&A 의지 확고
국민은행은 왜 끊임없이 인수합병(M&A)설에 휩싸일까. 대답은 간단하다. 국민은행은 우선 국내 단일회사 중 M&A에 동원할 수 있는 자금이 가장 많다. 또 경영진이 해외진출 의지를 명확히 밝히고 있다. 쉽게 말해 돈은 많은 데 물건을 사겠다는 의지가 분명하니 국민은행의 구미에 맞을만한 매물이 나타나기만 하면 바로 인수설에 휘말린다. ◇ 실탄 5조7천억원..1년에 1조원 이상 불어 = 국민은행이 끊임없이 M&A설에 휩싸이는 이유는 국내 M&A 시장의 가장 큰 손이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이 현재 M&A에 동원 가능한 자금은 5조7천억원. 국민은행의 2006년말 기준 자기자본 18조7천억원에 자회사 출자한도 30%를 적용하면 이같은 수치가 산출된다. 더 관심을 끄는 부분은 '실탄'의 증가 속도다.국민은행이 처음으로 외환은행 인수 의사를 밝혔던 2005년 11월 국민은행의 자기자본은 약 11조8천억원으로 자회사 출자한도 30%를 적용할 경우 3조5천억원의 자금이 동원 가능했다. 즉, 1년반 정도 시간이 흐르는 동안 동원 가능 자금이 2조2천억원이나 불어났다. 국민은행이 올해 배당성향을 50%까지 끌어올렸고 앞으로도 순익이 큰 폭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작음을 감안하면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보유자금 규모는 더 커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 M&A 의지 확고 = 국민은행의 M&A설은 외환은행 인수 실패 이후 더욱 증폭되는 양상이다. 외형 확대 의지는 강하고 자금 동원 능력도 충분한데 외환은행 인수에 실패하면서 상대적으로 정체됐던 성장 동력을 또 다른 M&A를 통해 찾을 것이란 분석이 많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이 명확한 해외진출 의지를 밝히고 있는 것도 M&A설로 연결되고 있다. 강정원 행장은 기본적으로 해외 현지 사무소를 내고 기존 사무소를 지점.법인으로 승격하는 등 점진적인 방안을 기본안으로 두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현지 감독당국의 승인 여부를 들고 있다. 즉, 현지 감독당국이 M&A를 용인만 한다면 적극적으로 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 BII 인수설 '솔솔' = 현 상황에서 국민은행의 해외 M&A 중 가장 유력한 대상으로 꼽히는 것은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인 BII(Bank International Indonesia)다. 국민은행은 현재 BII의 2대주주로서 지분 14%를 보유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2003년 테마섹, 말레이시아 ICB, 영국 바클레이스 등과 함께 '설악 컨소시엄'을 구성해 BII 지분 총 56%를 공동 인수했다. 또 일부 경영진을 파견해놓고 있어 인도네시아 현지 정보에도 상대적으로 익숙한 편이다. 국민은행은 현재 지분율은 14%로 대주주인 테마섹 보유지분 33% 중 일부를 인수할 경우 경영권을 확보할 수도 있어 끊임없이 인수 추진설이 돌고 있다. 때마침 최대주주인 테마섹이 2010년까지 지분 일부를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다. 개정된 인도네시아 은행법은 한 주주가 2개 이상의 은행을 소유하고 있을 경우 1개 은행의 지분을 매각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BII보다 규모가 큰 은행의 대주주이기도 한 테마섹은 BII 지분을 처분해야 하는 상황이다. BII는 인도네시아에서 자산규모 6위 은행으로 직원이 7천100명, 점포는 230여개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지분 매각 유예기간이 길고 법 시행 여부가 명확하지 않아 국민은행이 테마섹으로부터 지분을 매입하는 것을 예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민은행이 BII의 지분 매입을 원하는 것은 사실로 보이지만 해당국의 감독법규 및 테마섹의 매각 의사 등 넘어야 할 벽이 많아 구체적인 딜이 오가기에는 너무 이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이에 대해 "현재 BII 지분을 인수하기 위한 협상을 추진하고 있지 않다"고 공식 부인했다. 박용주 기자 speed@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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