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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춘 우리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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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원 국민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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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생각하던 강 행장은 “그분은 참 유니크(unique) 한 분인 거 같습니다. 은행 경험은 없지만 보험과 카드와 같은 곳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으셨습니다. 앞으로 박 행장의 행보를 유심히 지켜보겠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같기도’ 같은 말이었다. 칭찬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다양한 경험이 강점이라는 것인지 은행경험이 없다는 약점을 말한 것인지, 그 의미는 ‘유니크’라는 단어에서 풀어야 할 것 같다. 하지만 유니크라는 말에는 ‘훌륭한, 굉장한’이라는 뜻도 있지만, ‘별난’ 뜻도 있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 다시 기자회견으로 거슬러 올라 가보자. 박 행장은 기자회견에서 이런 말을 했다. “여기(우리은행)는 기업금융을 주로 해 본 은행이고, 국민은행은 주택은행이 기본이 됐는데…위기를 극복하고 자생적으로 살아남은 조직이기 때문에 맨파워(우수인재)가 강점이다.…” 박 행장이 국민은행을 경쟁자로 말하지 않는 데는, 좋게 말해 타킷 시장이 다르다는 것이다. 국민은행이 주로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영업에 치중하지만, 우리은행은 기업고객도 많이 상대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또 하나는 국민은행 쪽이 기분나쁠 수도 있는 것인데, 우리은행은 맨파워가 있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이는 우리은행 직원들이 자주 하는 말을 예로 들어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 한일과 상업은행이 합병한 우리은행 직원들은 “과거에는 기업금융을 해야 금융을 한다고 말했다. 지금이야 국민은행이 잘 나가지만 때를 잘 만난 것 뿐이다”라는 말을 한다. 물론 국민은행 직원들은 “은행도 기업인데 기업경영을 못해 국민의 공적자금을 받은 기업 직원들이 ‘옛날 우리 집에 금송아지 있었다’는 식으로 유치한 자존심을 세운다”며 폄하해 버린다. 물론 강 행장의 말도 거꾸로 뒤집어 보면, “은행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이 경영을 잘할지 관심을 갖고 지켜보겠다”는 뜻으로도 들린다. 여하튼 두 CEO가 앞으로 어떤 경영능력을 보여줄지 지켜보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일 것 같다. 덧붙임: 그날 점심 때 강 행장은 이날 나온 얘기들을 기사로 쓰지 말 것을 요청했습니다. 기자들이 그렇다면 재미있는 얘기라도 해달라고 하자, 다섯개의 유머를 얘기했습니다. 그중 3개를 올립니다. 답은, 비보도라서, 궁금하시면 저에게 메일을 보내주십시오. 가르쳐 드리겠습니다. 1.사과를 한입 베어물면 어떻게 될까요? 한입 베어물은 사과를 한 입더 베어물면 어떻게 될까요? 2.이상한 사람들이 모이는 곳은? 3.탤런트 김지우씨가 기르는 개 이름은? 정혁준 <한겨레> 정책금융팀 기자 june@hani.co.kr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가, 기자가 참여한 <블로그>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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