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5.17 21:36
수정 : 2007.05.18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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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기관이냐 회사냐’ 은행 호칭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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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장들 “회사로 불러달라”에 “공공성 외면하나” 비판
‘은행은 금융기관인가 금융회사인가.’
지난 16일 윤증현 금융감독원장과 18개 은행장들의 간담회 자리에서 은행장들이 “은행을 금융회사라고 불러달라”고 요구하면서 때 아닌 명칭 논란이 일고 있다.
권혁세 금감위감독정책1국장은 간담회 뒤 열린 브리핑에서 “은행장들이 ‘금융기관이 아닌 금융회사로 불러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권 국장은 또 “은행이 공공성이 중심이 된 금융기관에 머물러서는 안 되고 수익성 위주인 금융회사로 변해야 삼성전자 같은 세계적인 기업이 될 수 있다는데 참석자들이 의견을 같이했다”고 덧붙였다.
금융회사로 불러달라는 은행들의 요구는 은행도 주식회사라는 점에서는 일면 맞는 얘기일 수 있다. 하지만 최근 공공성은 멀리한 채 수익성만 좇는 은행들의 행태를 볼 때, 이런 요구가 과연 적절한 것이냐는 비판이 나온다. 김기준 금융경제연구소 이사장은 “은행들이 주주 이익 극대화에 초점을 맞춘 경영을 하면서 주가 부양과 고배당에만 집착하고 있다”며 “그러나 은행들은 설립 특성에 비춰볼 때 수익성 못지 않게 공공성을 중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은행들은 13조5천억원 가량의 수익을 올렸다. 주로 가계를 대상으로 한 주택담보대출로 이자 수익을 거둬들였다. 그리고 이 수익의 상당 부분은 주주 배당으로 흘러갔다. 특히 외국인 몫이 2조원을 넘었다. 하지만 은행들은 사회 공헌이나 비정규직 해결에는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윤증현 원장은 “국내 은행들이 신흥시장의 현지 은행을 인수하거나 민영화에 참여하는 등 국외 진출을 확대하고 업무 영역을 다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제 살 깎아먹기식 경쟁을 그만하고, 대신 국외시장을 개척하는 기업들의 프런티어 정신을 먼저 배워야 한다는 얘기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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