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대출 가산금리 인상.전결권 축소
국민은행도 금리 우대폭 줄여
시중은행들이 부동산, 건설, 음식.숙박업 등 경기 민감 업종에 대한 대출 기준을 강화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중소기업대출의 부동산 시장 유입 여부에 대한 현장 조사에 나선 데다 중견 건설업체인 ㈜신일의 부도 여파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은행들이 대출 단속을 강화하면서 중기대출 증가세가 이달들어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7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이달부터 경기 민감 업종에 적용하는 대출 가산금리를 0.3%포인트 인상해 적용하고 있다.
또 이들 업종은 중소기업에 대한 담보인정 비율 특례 적용에서도 제외했다.
신한은행은 이와함께 이번주부터 지점장 전결로 늘려줄 수 있는 소호대출 한도를 종전의 절반으로 축소키로 했다.
이에따라 소규모 부동산 임대업체와 음식.숙박업체들이 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리기가 매우 까다로워 질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은 지점장 전결 대출한도 축소 조치를 다른 업종들로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국민은행[060000]은 지난달말 부동산 임대업 등 경기민감 업종에 대한 대출금리 우대폭을 축소했다.
국민은행은 또 이달초 영업점에 공문을 보내 중소기업 대출 집행 때 자금용도를 면밀히 파악하도록 지시했다.
대출 한도에 대한 지점장 전결권 조정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기업 전문 국책은행인 기업은행[024110]도 지난 주 중기대출의 33% 수준인 비제조업 대출이 용도 이외로 유동되지 않도록 지시하는 공문을 영업점에 내려보냈다.
은행들이 부동산업 등에 대한 대출 기준을 강화하는 것은 올들어 급증세를 보이고 있는 중소기업 대출이 부동산 매매 용도로 유용되며 동탄 등 신도시 예정지의 투기 과열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은 14일 현재 41조5천509억원으로 작년말에 비해 6조6천978억원(19.2%) 증가했다.
국민은행은 43조3천895억원으로 작년말보다 5조9천149억원(15.8%) 급증하며 같은 기간 5.6% 증가한 우리은행을 제치고 이 부문 2위로 뛰어 올랐으며 기업은행은 62조5천503억원으로 작년말보다 5조7천888억원(10.2%) 늘었다.
금융감독원은 13일부터 2주일간 중소기업 대출이 사업 목적과 무관한 부동산 매입 자금에 유용된 경우 등 대출 변칙취급 사례에 대한 현장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신일의 부도가 중소형 지방 건설업체들로 확산될 수 있는 점도 은행들의 대출 관리를 강화시키는 요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부동산 경기가 침체될 기미를 보이는 가운데 중소기업 대출 중 비제조업 대출의 비중이 70%를 넘어서면서 일부 은행들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며 "주택대출이 줄어든 대신 중소기업 대출이 급격히 늘어난 지점에 대해 금감원이 영업점 직접 조사를 실시할 것으로 알려진 점 등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달들어 은행들이 경기 민감 업종을 포함한 중소기업 대출 기준을 엄격히 하면서 중소기업 대출 증가세는 완화되고 있다.
국민, 우리, 신한, 기업, 하나, 외환은행 등 6개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은 지난 3월 이후 지난달까지 월평균 5조3천881억원에 달했지만 이달들어서는 2주간 증가 규모가 전월의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1조2천507억원에 머물고 있다.
최현석 기자 harrison@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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