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총액대출 1조5천억 줄여
중기대출 유지…‘콜 7월 인상’ 무게
한국은행이 21일 ‘총액 한도 대출’을 축소하면서 반년만에 시중 유동성 흡수를 위한 행보를 다시 시작했다. 한은의 유동성 긴축 의지가 다시 한번 확인되면서 7월 콜금리 인상설이 힘을 얻고 있다.
한은은 이날 “금융통화위원회에서 3분기 총액대출 한도를 2분기보다 1조5천억원 줄어든 6조5천억원으로 설정하기로 의결했다”고 발표했다. 한은은 금융회사별 한도는 3조원에서 1조5천억원으로 감축하지만 지방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지역본부별 한도는 4조9천억원으로 현 수준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1천억원의 유보 한도는 그대로 유지된다.
한은은 “최근 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을 확대하면서 중소기업의 금융 이용 여건이 크게 개선됨에 따라 중소기업 대출을 유도하기 위한 총액한도 대출의 필요성이 줄었다”고 밝혔다. 한은은 현재 은행들이 대출을 늘리려 하고 있고 대기업과 가계의 대출 수요는 크지 않기 때문에, 총액한도 대출을 축소하더라도 중소기업들이 대출을 받는 데 어려움을 겪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총액대출한도를 축소하면 한은에서 시중으로 공급하는 돈이 줄게 돼 금리 인상이나 대출 수요 억제 등 유동성 흡수 효과를 낳게 된다. 한은은 지난해 8월 이후 콜금리를 동결했지만, 지난해 11월 지급준비율을 인상하고 올해 1분기에 총액대출 한도를 9조6천억원에서 8조원으로 축소하는 등 우회적인 방법으로 유동성을 흡수하려 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통화 증가율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최석원 한화증권 채권팀장은 “현재 시장에서는 ‘총액한도 대출 축소로 콜금리 인상 요인이 약해졌다’는 주장과 ‘한은의 전방위적 긴축 의지의 표명이기 때문에 콜금리 인상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날 채권시장에서 시장 금리가 0.05%포인트 이상 크게 오른 것에서 볼 수 있듯 후자 쪽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총액대출한도
한국은행이 시중은행에 낮은 금리(현재 2.75%)로 자금을 지원해주는 정책 금융이다.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을 유도하기 위해 중소기업 대출 실적 등을 기준으로 해서 각 은행에 얼마씩 나눠줄지를 결정한다. 1997년 3조5천억원까지 줄인 적도 있었으나 외환위기 이후 11조6천억원까지 늘어났다가 다시 줄고 있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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