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 섹터ㆍ리츠펀드 `고전'
2007년 상반기 저금리에 따른 유동성 증가 등으로 주식시장이 호황을 누린 데 힘입어 국내외 주식형 펀드가 높은 수익을 냈으며 해외펀드는 설정액이 연초의 약 2.7배로 늘어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었다. 펀드 투자 지역은 중국 중심에서 일본과 유럽, 중남미로 급속히 확산되고 해외에서 헬스케어와 부동산 섹터가 고전한 점이 눈에 띈다. ▲ 해외펀드 급증..국내 성장형은 `롤러코스터' = 28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에 설정된 해외 주식형 펀드의 양도차익에 대한 비과세 방침이 알려진 연초부터 해외펀드로 투자자금이 몰려 1월2일 14조3천56억원이던 총 설정액이 이달 26일에는 38조2천846억원으로 급증했다. 6개월도 안돼 무려 2.68배로 늘어난 것이다. 해외펀드의 투자권역별 설정액은 서방선진 7개국(G7) 중심의 권역이 3조4천347억원에서 9조5천287억원으로 늘었고, 브릭스를 포함한 신흥국은 2조1천754억원에서 3조1천364억원, 서유럽 779억원에서 2조6천330억원으로 각각 증가했다. 특히 옛소련 국가들을 포함한 동유럽은 837억에서 9천549억원으로 급증했고 아시아태평양 권역도 6조9천215억원에서 16조7천630억으로 늘어났다.해외펀드가 올 상반기에 높은 인기를 끈 데는 정부의 양도차익 비과세 혜택 방침과 지난해 중국펀드가 70% 이상의 수익률을 올린 것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펀드 재산의 70% 이상을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성장형 펀드 설정액은 1월2일 30조26억원이었으나 3월2일과 5월 2일에는 각각 24조6천877억원과 22조2천906억원으로 급감했다. 이후 6월 1일, 15일, 26일 각각 22조6천612억원, 23조7천971억원, 24조8천169억원으로 다시 늘어났다. 투자자들이 4, 5월 차익실현 차원에서 환매한 뒤 해외펀드 등으로 투자처를 바꿨다가 코스피 지수가 1,600을 넘자 다시 복귀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 수익률 경쟁서 국내 성장형이 해외 주식형에 `완패' = 글로벌 증시가 랠리를 지속한 덕분에 주식에 집중 투자한 국내 및 해외 펀드들이 수익률 선두권에 올랐다. 연초 이후 이달 26일까지 미래에셋3억만들기중소형주식 1(ClassA)의 수익률이 42.06%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은 한국밸류10년투자주식1(40.55%), 동양중소형고배당주식1(38.72%), 삼성배당주장기주식1(37.33%) 등의 순이었다. 수익률 상위 국제주식형 펀드를 보면 동남아를 투자지역으로 설정한 베트남아세안플러스주식1ClassC1이 34.72%로 1위를 차지했고 미래에셋맵스셀렉트Q주식1(Class-A) 33.21%, 동부차이나주식1 Class1 28.85% 순으로 집계됐다. 국내외 펀드의 평균 수익률 비교에서는 일반주식 성장형 262개 펀드가 26.56%인 데 반해 국제주식 일반형 331개 펀드는 11.72%로 무려 2.27배나 높았다. 해외 주식형 펀드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끄는 데는 성공했지만 수익률 경쟁에서는 완패한 셈이다. ▲ 펀드 인기와 성적은 무관= 간접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최근 선보이거나 유명세를 탄 펀드 쪽으로 뭉칫돈이 몰렸으나 수익률 면에서는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당한 펀드에 비해 뛰어난 성적을 거두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연초 이후 설정액 증가 상위 펀드를 보면 KTB마켓스타주식A가 4천305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미래에셋디스커버리주식형이 4천58억원, 미래에셋인디펜던스주식형K-2ClassA가 4천44억원 늘어났으나 수익률은 각각 26.52%와 26.76%, 13.81%로 편차가 심했다. 반면 미래에셋3억만들기솔로몬주식1(C-A)은 4천694억원이 줄었고 랜드마크1억만들기주식1과 광개토주식은 각각 3천995억원과 3천710억원이 감소했으나 수익률은 24.83%, 27.1%, 16% 등으로 비교적 양호했다. 해외펀드도 설정액 상위 2, 3위인 맥쿼리IMM글로벌인프라재간접ClassC1과 프랭클린템플턴재팬주식형자(A)의 수익률이 각각 17.51%, 4.40%였으나 미래에셋차이나디스커버리주식1ClassA와 클래스원이머징마켓해외재간접1은 설정액이 각각 916억원과 560억원 줄었으나 수익률은 14.50%와 11.03%로 집계됐다. ▲ 해외 헬스케어섹터와 리츠 펀드 고전= 전세계 고령화 추세에 대비해 해외 유망제약사나 헬스케어 전문업체 등에 투자하는 펀드와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해 임대료와 매각차익을 얻는 리츠(REITs)에 투자하는 재간접펀드가 잇따라 출시됐지만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 Pru글로벌헬스케어주식1-A이 지난해 7월에 출시돼 733억원의 투자금을 모았으나 1년 수익률이 0%로 나타났고, 연초이후 수익률도 0.84%에 그쳤다. 리츠펀드의 경우 지난해 5월 설정된 삼성Japan Property 재간접 펀드가 1개월, 3개월 기간에 각각 -8.81%와 -2.43%의 수익률을 기록하다 올해 들어 최근까지 14.13%의 수익률을 보일 정도로 선방했으나 블루랜드글로벌부동산재간접A는 연초 이후 -4.75%의 초라한 성적을 보였다. 글로벌 원자재섹터와 소비재섹터가 14∼19%의 수익률을 낸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해까지 높은 수익률을 보였던 리츠펀드가 이처럼 고전한 것은 올해 미국에서 시작된 금리 인상 움직임이 유럽을 돌아 전세계로 퍼진 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 하반기 전망은= 상반기에 랠리를 이어가던 글로벌 증시에 최근 단기적인 과열신호가 켜진 만큼 하반기 펀드 투자에 변화가 예상된다. 제로인 허진영 펀드애널리스트는 "하반기에는 펀드의 위험성을 피하고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투자지역이 전세계로 급격히 확산하고 펀드의 섹터 범위도 기존의 원자재나 소비재, 금융업에서 새로운 분야로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농협CA투신은 27일 새로운 수익원 발굴과 투자 위험 분산을 위해 그동안 한국의 자본투자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터키, 이스라엘, 요르단, 이집트, 모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러시아, 폴란드, 헝가리, 체코 등 10개국 주식에 집중 투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황대일 기자 hadi@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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