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후유증 대비 리스크관리 가이드라인 제시키로
증권사의 CMA(종합자산관리계좌) 잔고가 증권사들의 경쟁으로 1년 반 만에 13배로 불어나 20조원에 육박했다. 이처럼 급격한 증가세로 인한 증권사의 건전성 악화 등의 후유증을 사전에 막기 위해, 금융감독당국이 'CMA 영업과 위험관리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키로 했다. 11일 금융감독위원회에 따르면 CMA 잔고는 지난 6월 말 현재 19조4천억원으로 2005년 말 1조5천억원의 12.9배에 달했다. 계좌수도 2005년 말 49만계좌에서 꾸준히 늘어 293만계좌로 6배 가까이 불어났다. 유형별로는 작년 말 5조1천억원이던 환매조건부채권(RP)형 CMA가 6개월 새 13조3천억원으로 급증했고, 이어 머니마켓펀드(MMF)형(1조3천억원), 종금형(4조원), 기타(9천억원) 등의 순으로 많았다. 가입자별로는 개인 자금이 18조4천억원으로 전체의 94.8%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증권사의 CMA는 고객 자금을 MMF나 RP 등 단기 고수익상품에 투자해 고수익을 추구하며 은행과 연계해 수시입출금, 자동이체, 결제대금 납부 등의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이다. CMA가 급증한 것은 은행의 결제성 예금의 수익이 연 0.1~0.5%로 낮은 반면 CMA는 연 3.5~4.5%로 높고 단기 자금 운용처인 MMF가 미래가격제(다음날 가격 기준으로 결제하는 제도) 시행으로 투자매력이 떨어지면서 은행권 수신자금과 MMF 자금이 CMA로 대거 몰렸기 때문.또 수익성 외에 결제.자산운용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편의성도 갖추고 있는 데다 증권사들 간 치열한 경쟁으로 투자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 실제 은행의 수시입출식예금 잔고는 2005년 말 208조원 수준에서 지난 4월 말 기준 204조원 수준으로 4조원 가까이 감소했으며, 68조원 수준이던 MMF 잔고는 1년 6개월 동안 9조7천억원이나 빠져나가 58조원대로 내려갔다. 다만 CMA는 종금형을 제외하고 예금자 보호대상에서 제외돼 손실이 발생할 수 있으며 증권사 입장에선 RP거래 증대 등으로 영업용순자본비율이 낮아질 우려가 있다는 것이 단점이다. 금감위는 증권사의 소액결제 허용 등으로 장기적으로 CMA 성장세는 지속될 것이나 은행 등 타금융권의 단기 자금 유치 노력과 증권사의 RP한도 관리 노력 등으로 단기적인 성장세는 다소 둔화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명호 금감위 증권감독과 과장은 "CMA가 단기간에 급속도로 증가한 만큼 과당 경쟁으로 인한 증권사의 건전성 악화와 투자자 피해를 사전에 차단할 필요가 있다"며 "투자자보호 강화와 증권사 건전성 유지를 위해 '증권사 CMA 영업 및 리스크관리에 대한 가이드라인' 만들어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선희 기자 indigo@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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