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7.11 19:38
수정 : 2007.07.12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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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콜금리 인상 때 코스피지수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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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오늘 물가상승 방어 위해 금리 올릴 듯
“증시에 영향 제한적” …일부선 “긍정효과 기대”
한국은행이 12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콜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금리 인상이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중 유동성의 증가 속도나 경기 흐름에 비춰 이번에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하지만, 현재 증시 흐름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은의 금리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이유로 △예상보다 빠른 경기회복 속도 △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 △높은 유동성 증가율 등을 들었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경기가 나쁘지 않은 상황인데다 회사채나 국고채를 비롯한 시장금리가 많이 오른 상황에서 한은이 금리 인상을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이번 콜금리 인상이 주가 상승 추세에는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수석연구원은 “그간의 시장금리 상승으로 콜금리 인상 효과는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다”며 “이번 한은의 금리 인상이 시장에 주는 충격은 미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콜금리가 이번에 0.25%포인트 오르더라도 연 4.75%라는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점도 금리 인상의 영향력을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주식투자가 높은 변동성 때문에 위험성이 있긴 하지만 이 정도의 금리 수준으로는 주식 쪽으로 몰려드는 유동성을 흡수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신성호 동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 5%에도 못미치는 금리와 주식은 수익률 측면에서 경쟁이 되지 않는다”며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안정대책으로 부동산으로의 자금 유입도 줄어든 상황에서 결국 증시로 돈이 몰릴 것은 자명하다”고 말했다.
현재의 주가 상승이 풍부한 유동성뿐만 아니라 기업들의 실적 개선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도 금리 인상 영향을 줄이는 요인이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주식시장은 돈의 양이 아니라, 경기 회복과 눈에 보이는 기업의 수익에 기반해 움직이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금리 인상이 증시 흐름에 미치는 영향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금리 인상이 한 차례에 그치지 않고 두세 차례 더 진행된다는 신호가 나올 경우에는 단기적인 조정 빌미를 제공할 가능성도 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3월 초 이후 4개월여 동안 37%나 급등한 상황인 만큼 외국 증시의 급락 등 다른 악재들과 겹칠 경우 조정의 계기가 될 수 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만약 콜금리가 세 차례 정도 인상돼 연 5.25%에 이르면 국채 수익률이 연 6% 정도 될 것”이라며 “이렇게 될 경우 증시로의 자금 유입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통상 ‘주식투자 기대수익률’은 주가수익비율(PER)의 역수로 계산하는데 현재 주가수익비율이 12.3배인 상황에서 주식의 기대수익률은 대략 8% 수준”이라며 “앞으로 주가가 더 올라 주가수익비율이 15배까지 올라간다면 주식의 기대수익률은 6%로 낮아지면서 금리와 비슷한 수준이 돼 자금이 은행 쪽으로 움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과거 금리 인상기의 경우, 2000년과 2002년에는 주가가 하락했지만, 2005~2006년에는 금리 인상 결정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주가가 상승세로 방향을 잡았다. 윤은숙 기자
sug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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