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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7.12 11:32 수정 : 2007.07.12 11:32

1가구 1계좌 시대 임박..펀드 르네상스 예고

펀드수탁고가 사상 최고치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12일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전날 펀드 수탁고는 262조 1천960억원으로 1999년 7월 대우채 사태가 발생 직전의 종전 최고치인 262조 5천660억원에서 약 3천700억원이 모자란다. 이는 펀드 시장이 대우채 사태의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났음을 의미한다.

펀드 시장은 대우채 사태가 터지자 불과 한 달 만에 수탁고가 반 토막이 날 정도로 나락으로 떨어지기도 했으나 이후 자산운용의 투명성을 높이고 투자 위험을 막기 위한 다양한 제도가 도입되면서 투자자들의 신뢰가 형성된 데 힘입어 부활할 수 있었다.

현재 퇴직연금 활성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고 적립식 펀드로 자금이 꾸준히 몰려들고 있는 추세 등을 감안하면 펀드 시장은 조만간 `1가구 1계좌' 시대를 맞는 등 안정적인 성장가도를 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소 잃고 외양간 고친 펀드시장 = 1970년 5월20일 하나대투증권의 전신인 한국투자공사가 `안정성장1월호주식투자신탁'(안성1월호)을 설정하면서 시작된 대한민국 펀드 시장은 1970∼1980년대 고도 경제성장에 힘입어 꾸준히 발전했으나 1999년 7월을 정점으로 급전직하했다.

외환위기 이후 투자자들은 20∼30%에 달하는 고금리를 쫓아 대우채를 대거편입한 투자신탁상품에 뛰어들었다가 대우그룹 해체설이 나돌자 무더기 환매에 나서면서 펀드 시장이 좌초 위기를 맞은 것.

1999년 7월22일 투자신탁회사의 전체 수신고가 국내 펀드 역사상 최대치인 262조5천660억원을 기록했으나 집단 환매 사태로 다음달인 8월에는 전고점 대비 절반 수준인 138조원까지 줄어들었다.

펀드 시장은 이후 겨우 명맥만 유지한 채 고전을 거듭하다 2000년 7월 채권시가평가제 도입과 2004년 4월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 시행 등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편 끝에 회생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

채권시가평가제는 고객 간의 실적분배 충실화와 채권유통시장의 선진화, 투자신탁의 부실화 방지 및 외국인 투자 유치의 활성화 등을 목적으로 도입됐으며 증권업협회가 발표하는 시가평가기준 수익률을 토대로 모든 공사채형 수익증권을 평가하는 제도다.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은 자산운용 범위 확대와 투자자 보호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자본시장의 간접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증권투자신탁업법과 증권투자회사법을 통합해 제정됐다.

안전벨트도 매지 않고 고공비행하던 펀드 시장이 추락의 아픔을 겪은 이후에야 비로소 외부 충격에 대비한 다양한 안전대책을 수립했다는 점에서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친 꼴이 됐다.

▲부활의 1등 공신은 적립식 펀드=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의 시행으로 부동산과 특별자산 등 운용 대상이 넓어져 투자자들의 요구에 부합하는 다양한 상품이 출현하면서 펀드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특히 2004년 도입된 적립식 펀드는 자산운용업의 재도약을 불러온 결정적인 `효자'가 됐다.

적립식 펀드는 목돈 없이도 투자가 가능하며 다른 금융상품에 비해 투자위험이 낮을 뿐 아니라 증시상승으로 꽤 잡짤한 수익을 안겨주면서 높은 인기를 끌었다. 올해 5월 말 현재 적립식 펀드의 판매잔액 비중은 전체 펀드의 13.28%, 계좌수는 61.59%에 달한다.

주식편입비율이 60% 이상인 주식형 펀드의 비중도 꾸준히 높아져 현재 25.16%에 달하고 있다. 초단기금융상품인 MMF 비중이 2005년 6월 말 35.16%까지 올랐다가 22.5%로 떨어진 것과 대조를 이룬다. 펀드가 장기 자본증식 수단으로 자리잡아가고 있음을 방증하는 사례다.

개인투자의 비중이 높아진 점도 눈에 띈다. 2004년 12월 개인 수탁고는 60조2천278억원으로 투자 비중이 33.73%였고 법인은 66.27%(118조3천101억원)였다. 하지만 올해 5월 31일 기준으로 개인은 117조9천275억원(49.09%), 법인 122조2천798억원(50.91%)로 집계됐다.

적립식펀드 열풍이 시작된 2004년 말 42%:58%이던 사모펀드와 공모펀드 비중이 지금은 36%:64%로 바뀌고 해외투자펀드 비중이 19.02%로 해외투자펀드 통계가 시작된 2002년 6월 1.42%에 비해 급증한 점도 특징이다.

▲ 펀드시장 안정성장 전망= 대우채 사태로 악전고투했던 펀드시장이 8년간 이어진 어둠의 터널을 빠져나와 국내는 물론, 전세계 시장으로 질주하는 지금의 양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자본시장통합법(자통법)과 퇴직연금 활성화 조치 등은 펀드 시장에 날개를 달아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투자자들의 기호에 맞는 다양한 상품이 제공되는 데다 퇴직연금 확대로 펀드쪽으로 들어오는 자금규모도 갈수록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펀드시장은 돌발 변수가 없다면 안정적인 자금 유입세에 힘입어 르네상스 시대를 구가할 것으로 자산운용협회는 전망하고 있다.

한편 최근 주식형펀드ㆍ섹터펀드 등 각종 펀드의 계좌 수가 급증하는 추세에 비춰 보면 머지 않아 펀드 1가구 1계좌 시대가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자산운용협회 집계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전체 펀드계좌 수는 1천475만개를 기록했다.

통계청 집계로 2005년 말 기준 국내 가구 수가 1천599만가구인 점을 감안하면 펀드계좌 수가 전체 가구 수의 92%에 달했다. 따라서 펀드계좌가 더 늘어날 경우 조만간 1가구당 펀드 1계좌 시대가 도래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황대일 기자 hadi@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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