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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7.20 20:28 수정 : 2007.07.20 21:21

국내통화 정책의 역사

정책금리 내년부터 RP로…콜금리 변동성 높여
통화정책 중장기 금리에도 파급효과 기대

한국은행이 1999년 5월부터 시행해 온 현행 콜금리 목표제의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매달 결정하는 정책금리를 콜금리에서 환매조건부채권(RP) 금리로 바꾸려 하는 것이다.

한은은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하는 통화정책 운용 체계 개선 시안을 마련했다고 20일 밝혔다. 한은 금융계와 학계 등의 의견 수렴을 거쳐 최종안을 확정한 뒤 내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콜금리 대신 RP 금리로=현재 한은은 매달 금통위에서 콜금리 목표를 정한 뒤 이를 통해 시중의 통화량과 금리를 조절하고 있다. 예를 들어 콜금리 목표가 4.75%인데 시중 콜금리가 이 수준을 넘어가면 단기자금 시장에 돈을 풀어 콜금리가 4.75%까지 떨어지게 만든다. 그러나 앞으로는 금통위가 매달 한은과 금융회사 간의 환매조건부채권 7일물을 사고파는 거래의 기준이 되는 금리(기준금리)를 정해서 발표하게 된다. 한은은 시중에 돈이 너무 많거나 적을 때 환매조건부채권 매매를 통해 이를 조절하는데, 은행 등에 7일물 환매조건부채권을 매각할 때는 이 기준금리로 팔고(고정 입찰금리), 매입할 때는 이 기준금리 이상으로만 사게 된다.(최저 입찰금리)

또 지금까지는 환매조건부채권 매매를 수시로 해 왔으나 앞으로는 7일물 매매를 매주 목요일 정례적으로 실시한다. 단 지급준비금 마감일이나 콜금리가 불안정할 때는 예외적으로 1~3일물 단기 매매를 할 수 있다. 콜금리의 안정성 확보를 위한 ‘대기성 여수신 제도’도 새로 도입된다. 지준 마감일에 자금이 부족한 은행은 한은에 기준금리보다 1%포인트를 더 주고 돈을 빌릴 수 있고, 돈이 남는 은행은 기준금리보다 1%포인트 낮은 금리를 받고 한은에 돈을 예금할 수 있다.

정책금리 왜 바꾸나?=한은이 정책금리를 변경하는 것은 콜금리의 변동성을 확보해 시중 유동성을 조이는 효과를 낳는 한편, 단기자금 시장에 대한 한은의 장악력을 높이려는 의도로 보인다.

장병화 한은 정책기획국장은 “콜금리도 하나의 시장 금리이기 때문에 위아래로 움직여야 시중 자금 상황을 정확하게 반영할 수 있는데, 콜금리가 정책금리가 되면서 이런 시장성이 제한돼 왔다”고 말했다. 콜시장에서 콜금리가 정책 목표에서 벗어나면 한은이 즉각 나서서 자금을 공급하거나 흡수했기 때문에 콜금리가 실제 시장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 콜금리 변동이 거의 없다 보니 외국은행 지점은 이 돈을 차입해 장기 채권에 투자해 돈을 벌거나, 시중은행들이 한은만 밑고 지준율 관리를 느슨하게 해 유동성이 증가하는 일이 벌어졌다.

한은이 콜금리 목표제를 폐지하면 시장의 콜금리는 시중 자금 수요에 따라 크게 오르기도 하고 내리기도 하게 된다. 각 금융회사들도 변동성에 대비해 자금 관리를 좀더 신중하게 할 필요가 커졌다. 또 현재 자산운용사와 외은 지점까지 모두 참여하고 있는 콜시장과 달리 한은의 환매조건부채권 매매는 시중은행과 일부 증권사들만 상대로 하기 때문에 한은의 통제력이 좀더 강해지는 효과도 있다.

장 국장은 “이번 제도 변경으로 통화정책이 단순하고 투명해질 뿐 아니라 콜금리의 변동성도 커져 초단기금리에서 단기금리, 장기금리로 이어지는 통화정책의 파급 효과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환매조건부채권(RP·Repurchase Agreement)

일정 기간이 지난 뒤 일정 가격으로 다시 사주는 조건으로 판매하는 채권을 말한다. 한은은 시중에 단기자금(유동성)이 풍부할 때는 알피를 팔아 시중 자금을 흡수하고 단기자금이 부족할 때는 금융회사들이 가지고 있는 알피를 사들여(돈을 풀어) 유동성을 공급한다. 알피 매매 대상 증권은 국채, 정부보증채, 통화안정증권, 토지개발채권 등이다. 만기는 1일~91일이지만 1~3일물이 대부분이다.

콜금리

은행과 증권사 등 금융회사들이 단기자금이 부족할 때 서로 돈을 빌리고 빌려주는 시장이 ‘콜 시장’이며 이때 적용되는 금리가 ‘콜 금리’다. 대부분 하루짜리 초단기 자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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