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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8.12 20:29 수정 : 2007.08.12 21:02

외국인의 아시아 증시 순매도·순매수 현황

자금난 몰린 헤지펀드, 신흥시장부터 팔아치워
투자 ‘고백’ 은행도 속속 등장…손실규모 커질 듯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가 주요 선진국 시장은 물론 아시아시장에도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지금까지 파악된 바로는 아시아권 금융기관들이 미국 서브프라임 관련 채권에 직접 투자한 규모는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청산 위기에 빠지거나 큰 손실을 본 다국적 헤지펀드들이 속속 나타나면서 이들 자본의 아시아시장 이탈이 우려되고 있다.

■ 아시아 금융기관 손실=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미국 모기지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입은 아시아 금융기관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일본의 신세이은행은 최근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인한 손실 규모가 3천만 달러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 은행은 미국 모기지 관련 증권 보유액 중 25%가 서브프라임 등 위험도가 높은 자산이라고 덧붙였다. 증권회사인 노무라홀딩스도 올 1분기에만 서브프라임 관련 손실이 2억6200만 달러라고 밝혔다.

싱가포르 2위 은행인 유나이티드오버시즈뱅크(UOB)도 미국 모기지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금융상품에 투자해 6월말 기준으로 2240만달러 손실을 기록했다. 타이도 시중은행 4곳이 7억1500만달러를 투자한 사실이 확인됐고, 대만에선 42개 시중은행 중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16개 은행이 서브프라임 채권에 투자했다고 최근 대만 금융당국이 발표했다. 중국에서도 일부 금융기관들이 미국 모기지 관련 채권에 투자해 손실을 봤다는 소문이 나오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여전히 미국이나 유럽보다는 아시아시장은 미국 서브프라임 충격에 덜 노출돼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조사가 진행될수록 손실을 입은 금융기관이 새롭게 나타나고, 손실 규모도 늘어날 수 있다.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의 충격이 세계 증시를 강타하고 있다. 브라질 상파울루의 주식 트레이더들이 10일(현지 시각) 심각한 표정으로 주문을 내고 있다. 이날 브라질 주가는 전날보다 2.5% 급락했다. 상파울루/AFP 연합
■ 헤지펀드 손실 눈덩이=아시아시장을 비롯한 신흥시장이 타격을 받는 원인은 역내 금융기관의 서브프라임 관련 채권에 대한 노출보다는 오히려 선진국 헤지펀드들의 자금 회수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데 있다.

미국 베어스턴스 계열의 2개 헤지펀드가 이미 청산을 한 데 이어, 이번에는 세계 최대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가 운영하는 헤지펀드들도 막대한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노스 아메리칸 에쿼티 오퍼튜너티’ 는 7월 손실만 11% 이상 되며, 골드만삭스의 대표 펀드인 ‘글로벌 알파’도 손실을 크게 낸 것을 알려지고 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인기를 끈 ‘퀀트 펀드’들이 손실을 내고 있는 점도 파장이 더 커질 수 있음을 예고한다. 퀀트 펀드는 컴퓨터를 활용한 투자모델을 적용해 주가가 하락하거나 상승할 때 모두 수익을 내도록 짜여져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컴퓨터 모델이 급변하는 시장 상황을 반영하지 못해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헤지펀드들의 사정이 이렇게 되면 투자은행들의 마진 콜(증거금 부족분 상환 요구) 압박과 투자자들의 환매 요구에 필요한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신흥시장 자산을 매각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한국을 제외한 나머지 아시아증시에서 순매수 기조를 이어가던 외국인 투자자는 8월엔 필리핀을 제외하고 대부분 아시아 국가 증시에서 ‘팔자 우위’로 돌아섰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달 들어서 대만에서 27억7천만달러를 순매도한 것을 비롯해 인도와 타이 등에서도 매도공세를 펼쳤다.

한국 증시에서도 미국계 자금의 이탈현상이 뚜렷하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공세가 시작된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9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적별 순매매 금액을 살펴보면, 미국계가 2조6400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해 1위를 차지했다. 그 이전에는 주로 유럽계 자금이 순매도 1위였다.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원은 “7월 이후 유럽계뿐만 아니라 북미와 아시아계가 차익실현에 가세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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