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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8.17 20:31 수정 : 2007.08.17 21:02

원-달러와 원-엔 환율 추이

서브프라임 여파 ‘엔 캐리’ 청산 바람…엔화 급등세
엔화 대출자 ‘직격탄’…수출기업은 가격경쟁력 기대

서브프라임 여파 ‘엔 캐리’ 청산 바람…엔화 급등세
엔화 대출자 ‘직격탄”…수출기업은 가격경쟁력 기대

원-엔 환율이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바람을 타고 연일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서브프라임 사태 여파로 낮은 금리의 일본 엔화를 빌려 고수익 자산에 투자해온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들의 급속한 청산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원-엔 환율은 14일 이후 거래일수 기준으로 사흘 만에 100엔당 58.40원이나 뛰었다. 원-달러 환율도 많이 올랐지만 원-엔 환율 상승폭에는 크게 미치지 못한다. 지난 한달 동안으로 범위를 넓히면 상승폭이 100원을 훌쩍 넘는다. 2004년 초 1100원대를 기점으로 지난 달까지 장기간 내림세를 보이며 3년6개월 동안 350원 가량 내린 것에 견주면, 최근 상승폭이 얼마나 가파른지 알 수 있다.

원-엔 환율이 ‘고공비행’하는 것은 무엇보다 엔화 가치가 강세를 나타내는 탓이 크다. 국제금융시장에서 신용경색 우려가 높아지자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을 찾으면서 위험성이 큰 투자 방식의 하나인 엔 캐리 트레이드에서 손을 털기 시작했다. 이는 기존의 투자 자산을 팔아 엔을 사들이는 것으로 이어져 엔화의 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다. 그 여파로 엔은 이번주에만 세계 주요 16개국 통화에 대해 평균 4% 이상 절상됐다.

엔은 17일 일본 외환시장에서 오후 3시 현재 달러에 대해 112.40엔을, 유로에 대해 150.80엔을 나타냈다. 16일 뉴욕 외환시장에서는 한때 1달러=112.01엔, 1유로=150.03엔까지 치솟기도 했다. 7월말 1달러=119엔대, 1유로=162대에 거래되던 것에 비하면 ‘수직상승’에 가깝다. 이런 엔화 강세가 거의 그대로 원-엔 환율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원-엔 환율은 국내에 엔화 시장이 없어 원-달러 환율과 엔-달러 환율을 비교해 간접적으로 결정되고 있다. 간단히 말해 원-달러 환율을 엔-달러 환율로 나눠 시세를 매기는 것이다. 최근 안전자산인 달러에 대한 수요가 늘어 원-달러 환율이 오르는 가운데 엔-달러 환율은 떨어지고 있으니 원-엔 환율이 급등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원-엔 환율이 크게 뛰자 국내경제에도 적잖은 파장이 일고 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엔화로 대출을 받은 기업이나 개인사업자들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한국은행 한 관계자는 “특히 중소기업들의 경우 대부분 환헤지를 하지 않아 원금 상환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엔화대출은 6월말 현재 140억5천만달러에 이른다.


일본에서 부품이나 자재를 많이 들여다 쓰는 기업에도 환차손 위험이 커진다. 그러나 수출기업에는 낭보다. 자동차를 비롯해 일본과 경쟁이 치열한 수출품목들은 저절로 가격경쟁력이 높아지는 혜택을 볼 수 있다. 그동안 한국 기업들은 주요 수출시장에서 엔화 약세 때문에 일본제품에 밀린다는 하소연을 자주 해왔다.

하지만 원-엔 환율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린다. 김태완 국민은행 외화자금부 과장은 “엔 캐리 청산이 진행되고 있어 원-엔 환율은 100엔당 900원 이상으로 올라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조희봉 하나은행 자금운용부 차장은 “엔 캐리 청산이 본격화하고 있는지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면서도 “850원까지는 오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경 선임기자 정혁준 기자 도쿄/김도형 특파원

jae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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