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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주춤했던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경쟁이 다시 재연되고 있다. 이는 은행들의 발목을 잡았던 가계부채 문제가 어느정도 해결되는 기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 설비투자를 안하는 기업들의 자금수요가 여전히 부진해 마땅히 돈을 굴릴 데가 없는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 고객끌기 금리인하 경쟁=국민은행은 6일 다음주부터 타행 주택담보대출을 국민은행 대출로 갈아타는 고객에게는 0.2%포인트 금리를 내려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은행은 또 지난 4일부터 주택담보 신규대출의 첫 6개월간 금리를 0.61%포인트 내린 최저 연 4.65%를 적용해주고 있으며, 10년 이상 장기주택담보대출 금리도 가산금리를 폐지해 연 5.88%에서 연 4.82%로 1.06%포인트 낮췄다. 이에 따라 이 은행의 최저 금리는 업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인 4.45%로 낮아지게 됐다. 우리은행도 최근 ‘아파트파워론’이란 상품(기준 금리 5.54%)을 내놓고 대출 초기 6개월간 0.5%포인트, 두 자녀 이상 고객 0.1%포인트, 타행 대출 상환때 0.2%포인트, 신혼부부 0.1%포인트 등 최대 0.85%포인트의 대출금리 우대혜택을 주고 있다. 신한은행도 금리가 기간(3개월~5년)별 시장금리에 연동하는 장기모기지론을 오는 6월까지 가입하는 고객에게 첫 6개월간 금리를 0.9%포인트(6개월 연동상품)~0.6%포인트(3개월, 1년, 5년 연동상품) 깎아준다. 가계빚 조정…은행 앞다퉈 금리 내려
설비투자 부진 여전 기업대출은 줄어 한국씨티은행은 주택담보대출(기준금리 5.2~5.7%) 신청 고객에게 첫 6개월간 대출금리를 연 0.25%포인트 인하해주고, 제일은행도 다음달 31일까지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고객이 제일은행 계좌로 급여이체를 하면 대출금리를 0.2%포인트 내려준다.
하나은행은 대출한도를 산정할 때 제외되는 소액임차보증금이 있더라도 주택보증보험에 가입하면 주택가격의 6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상품(가가호호대출)을 내놓고, 가입고객에게 1년뒤 연간 대출 이자액의 3%를 돌려주기로 했다. ■ 기업대출은 줄고 개인만 반짝=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에 매달리는 것은 저금리 상황에서 부동산 투자용으로 자금을 빌려가는 개인 수요가 늘고 있는데다, 설비투자를 유보하고 있는 기업들의 자금수요는 살아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금융시장동향을 보면 제자리 걸음을 하던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3월말 현재 262조4360억원으로 오히려 전달보다 9642억원 줄어 3개월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대기업 대출은 9382억원, 중소기업 대출은 260억원이 줄었다. 반면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 등의 증가로 3월말 현재 278조2039억원으로 전달보다 1조682억원 증가했다. 특히 주택금융공사의 모기지론은 3월 전달보다 43% 증가한 6864억원이 대출되는 등 올해들어 석달동안 1조5076억원(1만9595건) 팔려나갔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들보다는 위험부담이 적고, 고객들에게 다른 상품을 팔아 각종 수수료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이점이 있어 주택담보대출에 주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함석진 기자 sjh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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